택배 업체간 과당·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택배 운임을 정부가 관리하는 '운임 인가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나치게 경쟁이 심한 택배업계의 운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인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운임 인가제는 택배사별 원가를 분석해 거리와 무게 등 조건별로 운임을 정하는 방식이다. 업계가 매년 운임 인상을 신청하면 정부가 물가상승률 등을 참작해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해 '택배운송업'을 따로 규정하고, 운임은 국토부인가를 받아 정한다는 조항을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의원입법 형태로 개정안을 내고 연말부터 시행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운임 인가제 도입과 함께 택배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 택배사업자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택배 시장은 2000년대 들어 전자상거래와 홈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매년 1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택배업체 수도 2002년 9개에서 현재 19개로 배 이상 늘어났다. 택배업에서 일하는 인원도 3만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택배업 운영이나 운임과 관련한 규정이 없어 업체끼리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택배 운임은 지난 5년 동안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02년 3700원에 이르던 박스당 택배 평균단가는 지난해 2500원이 채 안 돼 30% 이상 떨어졌다. 현재 택배 운임 시장가는 개인이 이용하면 평균 5000원, 쇼핑몰과 같은 대형 화주들이 이용할 때는 평균 2500원에 형성돼 있다.
이런 과당 경쟁으로 택배 기사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고도 소득은 월 170만원 정도로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 이들은 하루 적정량보다 30개 이상 많은 180개의 물량을 보통 운송하고 있다. 이직률도 높아 경력 5년 미만의 기사들은 전체 52%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운임인가제가 시행되면 택배 운임이 해마다 최소한 물가상승률 정도는 오를 공산이 커 비용 상승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함께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