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028년 고속도로 자율주행 광역버스 시험운행에 나서, 시내버스와 수요응답형 교통수단까지 자율주행 시대를 넓힌다.
취임 100일을 맞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8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스마트모빌리티 실증허브와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를 방문해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교통혁신 구상을 공개했다. 경기도 제공
취임 100일을 맞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별도 기념행사 대신 교통 현장을 택했다. 추 지사는 8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스마트모빌리티 실증허브와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를 잇달아 찾아 교통혁신 비전을 공개했다.
비전의 이름은 합리적 비용과 이동 편의, 안전, 친환경을 뜻하는 ‘CARE(케어)’다. 추 지사는 교통 운영 방식 자체를 바꿔 경기도 어디에 살든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경기도는 이 비전의 첫 사업으로 2027년부터 2029년까지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광역버스를 개발한다. 2029년에는 국내 최초로 실제 승객을 태우는 실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준비한 혁신을 현실로"…취임 100일 맞은 다짐
추 지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 100일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0일이 경기도의 현실을 살피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준비한 혁신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도민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을 대표 혁신 과제로 꼽은 추 지사는 기술 개발 자체보다 도민의 이동 불편 해소가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도 도민의 이동 불편을 줄이고, 지역 간 교통격차를 해소해 누구나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 이용 방식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추 지사는 "지금까지는 도민이 정해진 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에 맞춰 이동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교통체계가 도민의 이동 수요에 맞춰 스스로 움직이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교통혁신"이라고 설명했다.
판교에서 시작한 혁신이 지역 전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추 지사는 "판교에서 시작한 혁신이 도시의 교통체증을 줄이고,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의 이동권을 넓히며, 경기도 어디에 살든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미래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발언을 마무리하며 추 지사는 "경기도를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선도지역으로 만들겠다. 경기도의 오늘을 미래로 잇고, 경기도의 미래를 대한민국의 미래로 잇겠다"고 다짐했다.
비용·편의·안전·친환경…’CARE’ 4대 비전
취임 100일을 맞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8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스마트모빌리티 실증허브와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를 방문해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교통혁신 구상을 공개했다. 경기도 제공
이날 공개된 ‘CARE’는 자율주행 교통혁명을 이끌 4대 비전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합리적인 비용(Cost-Effective),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Accessible), 안전과 신뢰(Reliability), 친환경(Environment)을 각각 가리킨다.
도는 요금체계를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차량 제작비와 기반시설 구축 비용을 낮추는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해 교통소외지역까지 운행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중앙관제시스템과 안전기준도 마련한다.
환경 측면에서는 전기·수소차 기반 자율주행과 교통흐름 개선으로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광역버스 3대 개조로 시작…2030년 이후 10대 이상으로
광역버스 사업은 실제 도로에서 안전성과 운행 가능성을 단계별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27년에는 기존 광역버스 3대를 자율주행 차량으로 개조하고, 주변 상황 인식 장치와 인공지능 운전 시스템을 갖춘다.
2028년에는 고속도로가 포함된 1개 노선에서 승객 없이 시험운행을 진행한다. 2029년에는 실제 승객을 태우는 실증에 들어가고, 2030년 이후에는 운행 노선을 넓히며 차량도 10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핵심은 E2E 인공지능 모델…시내버스·DRT로 확대
광역버스에 들어갈 핵심 기술은 경기도가 개발 중인 ‘E2E(End-to-End) 자율주행 인공지능 모델'이다. E2E는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뜻으로, 주행 환경 인식부터 방향·속도 판단, 차량 제어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통합 모델이 처리하는 방식이다.
도는 2028년 상반기 이 모델의 개발사업이 끝나면 성과를 광역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실제 도로에서 모은 주행 정보를 반복 학습시켜 운행 능력을 끌어올리고, 자율주행 대중교통 상용화의 토대를 닦겠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이 기술을 시내버스와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으로 확대해 교통취약지역의 이동 불편을 덜 방침이다. DRT는 정해진 노선과 시간표 없이 이용자 호출에 맞춰 탄력적으로 달리는 교통수단이다.
346억 투입 실증허브…원격운전 차량도 시험
추 지사가 먼저 찾은 스마트모빌리티 실증허브는 도가 346억 원을 들여 제2판교테크노밸리에 세운 미래차 기업 지원시설이다. 지난달 23일 사용승인을 받았고 연면적은 6,348㎡다.
경기도 미래모빌리티센터는 2019년 개소한 자율주행 시험·지원시설이다. 판교 일대 실제 도로에서 기술을 시험하고 운행정보를 수집·관리하며, 도가 추진하는 E2E 인공지능 모델 개발도 뒷받침한다.
추 지사는 이날 실증허브에서 미래모빌리티센터까지 원격운전 실증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원격운전은 차량 밖에 있는 운전자가 화면으로 도로 상황을 보며 차량을 조종하는 기술이다.
도는 지난달 말부터 판교테크노밸리 일대에서 원격운전 기반 공유차량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까지 차량을 가져다주고, 사용이 끝나면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달까지는 안전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기술을 검증한다. 11~12월에는 안전운전자 없이 시범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는 판교에 모인 기업의 기술력과 시험시설을 활용해 자율주행 교통체계를 넓히고 미래교통 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