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가 낀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자 택시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달아 운행해 본 결과, 3개월 만에 장치가 작동한 빈도가 절반 넘게 줄었다.
차량에 페달오조작 방지장치를 설치하는 모습.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공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령운전자 위주의 법인택시 227대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달고, 실제 주행 211만7423㎞의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29일 밝혔다.
고령운전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지난해 563만2818명으로 2021년(401만6538명)보다 40.2% 증가했다. 전체 면허 소지자 가운데 65세 이상 비중도 11.9%에서 16.1%로 올랐다.
사망사고는 전체 흐름과 반대로 움직였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1년 2916명에서 지난해 2549명으로 12.6% 줄었다. 반면 고령운전자 관련 사망자는 709명에서 843명으로 18.9% 늘었고, 전체 사망자 중 비중도 24.3%에서 33.1%로 높아졌다.
고령운전자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시력·청력·주의력이 떨어져 돌발상황 대응이 늦어지는 점이 꼽힌다. 도로교통공단 연구에서 돌발상황 반응시간은 일반운전자가 0.7초, 고령운전자는 1.41초였다. 나이가 들수록 발목·무릎의 힘과 동작의 정확성이 떨어져 순간적인 조작 실수 가능성도 커진다.
페달 조작 실수는 급발진 의심사고와도 맞닿아 있다. 공단이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의심사고 149건을 분석한 결과, 운전자 연령이 확인된 141건 중 106건(75.2%)이 60대 이상이었다. 149건 가운데 109건은 경찰 조사 등에서 페달 오조작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40건은 조사 중이거나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실증에 쓰인 장치는 시속 15㎞ 이하에서 가속페달을 80% 이상 밟는 등 비정상적인 가속을 감지하면 가속페달 입력을 끊고 경고음을 울린다. 3개월 동안 이 기능은 모두 3628회 작동했다.
작동 빈도는 시간이 갈수록 줄었다. 주행거리 100㎞당 작동 횟수는 지난해 12월 0.204회에서 올해 2월 0.095회로 53.4% 감소했다. 공단은 장치가 위험 순간에 개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전자의 경각심을 높여 급출발·급가속 같은 습관을 줄인 것으로 분석했다.
장치 보급도 늘고 있다. 정부와 공단은 만 65세 이상 택시·화물차(1.4t 이하)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달 1일 기준 2528대를 보급했다. 승용 신차에는 2029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설치가 의무화된다.
공단 관계자는 "장치의 개입이 단순히 돌발 상황을 제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행동 억제와 운전 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예방관리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