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로로 여객선박 선착장과 항로 다수에서 안전시설과 승하선 절차, 차량 적재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로로 여객선박 안전실태조사’결과. 차량 고박 관리 미흡(사진 위), 승하선 동선 분리 미흡 시 차량ㆍ보행자 간 사고 우려(사진 아래)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1일 전국 선착장 25곳과 여객선·도선 등 13개 항로, 14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안전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는 해운법 적용 여객선 10항로(10개사)와 유선 및 도선 사업법 적용 도선 3항로(4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2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경기·경상·전라·제주·충청 5개 지역에서 이뤄졌다.
로로 여객선박은 차량을 직접 싣고 내릴 수 있어 도서 지역 주요 교통수단이자 섬 여행객의 이동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승하선 과정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며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로로 여객선박 선착장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항만법과 어촌어항법은 선착장에 차량의 미끄럼과 추락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대상 선착장 25곳 가운데 11곳(여객선 8곳, 도선 3곳)은 시선유도봉이나 조명 설치, 바닥 도색 등 이용객의 주의를 환기할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선착장 18곳 중 16곳(여객선 11곳, 도선 5곳)은 볼라드나 차막이 같은 진입방지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경우 야간 입출항 시 차량이 추락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사로 선착장 13곳 중에서는 5곳(여객선 4곳, 도선 1곳)의 노면이 상당 수준 마모·부식됐거나 미끄럼방지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았다. 해당 구간은 바닥이 상시 해수에 노출돼 미끄러울 수 있는 곳들이다.
항만 및 어항시설 관리 사례
승하선 시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 분리 문제도 지적됐다. 현재 국내에는 로로 여객선박 승하선 시 차량과 보행자의 물리적 동선 분리나 시차 통행 운용을 명시한 규정이나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산업안전보건규정과 표준업무지침을 통해 관련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규모가 큰 여객선 2개 항로는 승하선 램프에 방호울타리와 차단선을 설치해 보행 전용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램프가 협소해 물리적 구역 분리가 어려운 소형선박 11개 항로 가운데 7개(여객선 4개, 도선 3개) 항로만 차량과 보행자 간 통행 시차를 두도록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보행자가 먼저 이동하더라도 차량 속도가 빨라 결국 동선이 겹치는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4개 여객선 항로는 통행 시차조차 두지 않아 안전사고 우려가 컸다.
운항 중 안전관리에서도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선박안전법과 해운법 등 관련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나타난 것이다. 차량의 적재와 고박 상태가 불량하면 운항 중 차량이 이동하거나 한쪽으로 쏠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조사 결과 운항관리자가 없는 곳에서 출발하는 4개 항로(여객선 3개, 도선 1개)에서 차량적재도를 따르지 않거나 고박 상태가 미흡한 사례가 발견됐다. 10개 여객선 업체 모두 비상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자체 규정으로 운항 중 차량 갑판 내 이용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이용객이 적재된 차량에 머무르거나 차량 갑판을 배회하는 사례가 5개 업체 여객선에서 확인돼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이용객들에게 승하선 전 보행자는 차량과 동시에 이동하지 말고 시차를 두고 이동할 것, 승하선 시 차량 운전자는 대기 후 직원 안내에 따라 차량을 싣고 내릴 것, 항해 중에는 차량 갑판 출입과 차 안 잔류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해당 업체들에는 승하선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보급했다. 소관 부처에는 운항 안전관리 현장 점검과 관리·감독 강화, 승하선 안전관리 방안 마련, 선착장 안전시설 점검과 개선을 건의했다.
소비자 주의사항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