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전반을 뜯어고치기 위해 사장 직무대행 직속의 '비상경영팀(T/F)'을 발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둘러싼 전관 카르텔 의혹이 감사로 확인된 것에 대한 조치다.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도로공사)
도로공사는 7일 이상재 사장 직무대행 직속 독립조직으로 비상경영팀을 구성했다. 도성회 등 퇴직자 단체의 입찰 참여를 원천 배제하는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운영서비스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데 집중한다.
공공기관과 입점 소상공인 간 직접 계약 체계 도입을 핵심 과제로 삼아 임대료율·입찰제도·서비스 수준·운영서비스 평가·관리 구조 등 휴게소 운영 전 영역을 손보기로 했다.
이같은 대응은 국토교통부가 이날 공개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감사 결과에서 비롯됐다. 국토부는 지난 1월부터 도성회와 도로공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도공 퇴직자 약 2800명이 소속된 비영리법인 도성회가 자회사 H&DE를 통해 40여 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구조가 사실로 확인됐다.
도성회는 정관에 명시된 공익사업은 외면한 채 사실상 퇴직자 이익집단 역할에만 머물러왔다는 것이 국토부의 판단이다.
수익 분배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도성회는 H&DE로부터 최근 10년간 연평균 8억8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아 이 가운데 약 4억 원을 회원들에게 생일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해왔다. 이익 분배가 금지된 비영리법인이 사실상 수익을 나눠 가진 셈이다.
도성회는 이 금액을 고유목적사업비로 허위 신고해 매년 4억 원 상당을 과세 대상에서 누락시킨 것으로도 확인됐다.
도공 측의 조직적 특혜 제공 정황도 무더기로 드러났다. 도공은 도성회 자회사에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계약으로 부여하고, 입찰 관련 내부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혼합민자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재정경제부 장관 승인 등 법정 절차를 생략한 채 사업을 진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번 사안 전반을 수십 년간 고착화된 이권 카르텔로 규정하고, 탈세 의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의뢰와 함께 관련 비위 행위를 수사기관에 넘기기로 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국토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더욱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적인 K-휴게소의 명성에 걸맞게 재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