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국내 주유소의 평균 기름값이 계속해서 떠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한 주유소에 표시된 기름값 (사진=독자 제공)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리터당 5.4원 내린 1,729.9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는 전주보다 8.6원 낮아진 리터당 1,633.1원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분명한 하락세지만, 고환율과 복잡한 유통 구조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실제 가격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전주보다 6.5원 떨어졌지만 리터당 평균 1,789.6원으로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전국 평균보다 59.7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반면 대구는 전주 대비 7.8원 하락한 리터당 평균 1,698.8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유지했다. 대구 휘발유 가격은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으며, 경북도 리터당 1,724.9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5원 낮았다.
경유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이 리터당 1,695.5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나 전주 대비 8.8원 내렸다. 대구와 경북 지역은 각각 리터당 1,600.5원, 1,628.8원으로 전주보다 각각 11.2원, 8.8원 하락해 전국 평균보다 저렴한 수준을 보였다.
국제 유가도 하락세다. 원유 수입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61.5달러로 전주 대비 0.5달러 내렸고,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함께 하락했다. 정유사 공급가 역시 휘발유는 리터당 1,648.6원으로 전주보다 10.8원, 경유는 21.9원 내린 1,495.5원을 기록했다.
겉으로 보면 국제유가, 정유사 공급가, 소비자가격 모두 하락한 모양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여전하다. 고환율, 유통 구조, 정유사 가격 전달 지연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유사는 공급가를 먼저 인하하지만 주유소는 기존 재고를 다 소진해야 새 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체감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 기름값이 바로 내렸다고 해도, 이미 비싸게 들여온 재고가 남아 있어서 그걸 다 팔기 전까지는 가격을 쉽게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환율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미국이 세계 1위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채굴 가능한 석유 매장량은 3030억 배럴(2024년 기준)로,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2670억 배럴)를 크게 앞선다.
다만 국제유가 변화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보통 2~3주 정도 시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환율 상승이 다소 진정되고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흐름에 맞춰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