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장] 5호선 김포 연장 토론회, ‘필요성’과 ‘통과 가능성’의 간극을 묻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5-12-17 17:47:02

기사수정
  • 필요성은 쌓였지만 통과는 멀다… 신속 예타의 벽
  • 중복 투자·경제성 기준, 김포 교통 현실과 엇박자
  • 설득의 대상은 누구인가… 시민·생활권 논의로 확장

김포 골드라인 혼잡과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지연을 둘러싼 쟁점을 점검하는 정책 토론회가 17일 김포아트홀에서 열렸다.


서울 5호선 연장 정책 토론회 2부에서 전문가들이 노선 위계와 예비타당성조사 쟁점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수년째 지역 최대 현안으로 거론돼 왔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은 단순한 ‘유치 찬반’을 넘어섰다. 논의의 출발점은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이어져도 정책 결정 단계에서는 왜 계속 벽에 부딪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1부 발제를 맡은 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 서울 5호선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행철도가 장거리 이동 수요를 전제로 설계된 반면, 김포의 일상 통근과 골드라인 과밀을 풀기 위해서는 촘촘한 역 배치와 잦은 배차로 혼잡을 분산하는 도시철도 성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5호선을 대체할 수가 없고 김포는 두 노선으로 들어와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라인 혼잡을 줄이려면 ‘생활형 철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지연이 지역에 주는 불확실성도 짚었다. 그는 “예타 발표가 있어야만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 뒤 “예타 발표가 있어야 이후 선택지를 논의할 수 있는데, 지금은 출발선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연 상황을 지적했다.

 

이환승 김포도시교통포럼 대표가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전략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시민단체가 기획재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정책 토론까지 주최한 배경도 이 과정에서 언급됐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경제성’으로 옮겨갔다. 이 대표는 골드라인 혼잡도가 한때 “290% 이상”까지 올랐고, 증차·버스 증편 이후 “220% 정도로 완화”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운행 거리와 운영시간이 길어질수록 운영비 적자 문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가 예타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한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해법의 한 축으로 역세권 개발 결합을 제시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민관 합동 역세권 개발(PPP) 같은 수익형 구조를 결합해야 운영 적자와 경제성 문제를 함께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 한국교통대학교 교수가 2부 토론에서 노선 위계와 수요 분석 관점에서 5호선 연장 쟁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2부 토론은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이어졌고, 쟁점은 ‘노선 위계’와 ‘중복 투자’ 논점으로 더 구체화됐다. 


김현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김포골드라인이 김포공항역을 종점으로 하면서, 이용자가 김포공항역에서 5호선·9호선·공항철도(서해선 포함)로 환승해 강북권·여의도·강남권으로 이동하는 체계가 굳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호선이 연장되면 김포공항역 환승 없이 강북권·여의도권으로 직결 이동하는 흐름이 일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다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와 5호선 연장 노선이 통행권에서 겹치면 예타 과정에서 두 노선이 ‘선택지’로 함께 비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가 더 빠른 노선으로 쏠릴 경우 수요가 급행철도 쪽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분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고준호 한양대학교 교수는 수요의 구조적 한계를 ‘도시 형태’에서 짚었다. 그는 김포가 인구 규모가 커도 생활권이 넓게 분산돼 있으면 역세권 집객이 약해 도시철도 수요를 끌어올리기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9호선·공항철도 등 대안 노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5호선 연장 노선이 주요 고용 중심지로의 최단 경로를 만들기 어렵다면 수요를 크게 올리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옥균 전 김포시의원이 방청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토론이 무르익자 방청석에서는 경제성 지표를 둘러싼 질문이 나왔다. 홍용원 김포검단시민연대 고문은 “최근 KDI와 면담했는데 KDI는 아직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를 발표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BC 0.4가 떠도는 만큼, 이 수치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와 발표 시점을 알고 싶다”고 물었다.


김현 교수는 “예타 결과는 내부 논의가 정리돼야 공개할 수 있는 민감한 수치”라며 “자료에 제시된 0.89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예상은 가능하지만, 발표 전 특정 값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환승 대표도 “예상보다 낮은 수치가 거론되면서 지난 8월 보완방안을 제출해 재검토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수치를 언급하는 방식은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옥균 전 김포시의원도 발언에 나섰다. 그는 혼잡 시간대에 “2번, 3번을 기다려서” 열차를 탄 경험을 말하며, 환승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5호선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유발 수요와 생활권 변화를 예타가 어떻게 다루는지도 문제로 제기했다.


토론 중에는 ‘설득의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본지 기자는 “정책 실무자 입장에서는 ‘골드라인이 김포공항에서 끝나는데 5호선을 왜 더 끌어와야 하느냐’고 묻기 쉽다”며, 풍무·고촌 등 승차가 어려운 생활권과 검단 수요를 설득 프레임 안에 더 분명히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는 이 제안을 ‘감성적 어필’이 아니라 시민 홍보와 설명 전략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가 남긴 결론은 단순했다. 필요성의 언어는 충분히 쌓였지만, 예타의 경제성·비용 구조와 ‘중복 투자’ 프레임 속에서 그 언어가 점수로 전환되는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참석자들은 결과 발표 시점이 불확실한 만큼, 통과·지연·부정적 결론까지를 모두 상정한 다음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추석 당일 고속도로 최대 684만 대…귀경 정체 새벽까지 추석 당일인 25일 전국 고속도로에 하루 684만 대 차량이 몰리면서 귀성·귀경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 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오전 11시 기준 서울 요금소에서 부산까지 9시간 10분, 목포까지 7시간, 광주까지 6시간 1...
  2.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3.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4.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5.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6.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7.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8.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9.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10.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