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한 한강버스 사업이 안전 기준 미달, 구조적 설계 부실, 책임 회피 논란 등 전방위적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서울시의회가 잇따라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가 도입한 수상 교통수단 ‘한강버스’가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서울시가 “시민 출퇴근 편의”를 명분으로 추진한 한강버스 사업이 실제로는 ‘관광 콘텐츠’ 성격으로 전환됐으며, 안전 기준 미달과 잦은 사고로 구조적 결함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용균 의원은 12일 미래한강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한강버스가 “정책 목적이 왜곡된 사업”이라며 시의 홍보 내용과 실제 사업 성격의 괴리가 행정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가 확보했다고 밝힌 항로 수심 2.8m가 실제로는 국지적 준설에 의존한 2.5m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선박 흘수가 시 발표치(1.3m)보다 높은 1.764m로 확인돼 안전 여유 폭이 지나치게 협소하며, 가뭄·하상 변동·조류 등 요인을 고려하면 안정적 운항이 어렵다고 했다.
한강버스는 시범 운항과 정식 개통 이후 8개월간 16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잠실 선착장은 수심 불균형과 잔존 구조물 문제로 사고가 반복됐다.
선착장 구조 보강도 사고 이후 뒤늦게 추진됐다. 이 의원은 설계 단계에서 고려됐어야 할 고정식 계류장치 보강을 시 예산으로 새로 집행한 점을 지적하며 “하자보수 성격의 작업을 세금으로 메우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민간 합작법인 ㈜한강버스가 상부 구조 설치만 담당하고 20년간 독점 운영권을 확보한 반면 유지관리 비용은 대부분 시가 부담하는 구조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한신 의원도 “한강버스는 오세훈 시장의 대표적 실패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졸속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첫 운항 직후 팔당댐 방류로 3일 만에 운항이 중단됐는데도 시가 사전 인지 내용을 시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27년 된 10톤급 예인선 2척으로 169톤급 한강버스를 예인하려 한 점을 지적하며 “기본적인 안전 대비조차 없는 위험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며, 계절적 기후 조건에서는 사실상 운항이 불가능하다”며 관광형 전환을 제안했다.
이영실 의원은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서 구조적 부실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선박 관련 경험이 없는 SH공사 출신 대표가 충분한 이해 없이 임명된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설계·추진체·선체를 각각 분리 발주해 하자 책임이 모호해졌고, 선금보증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에 200억 원이 넘는 기성금을 지급한 것은 “특혜성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기관 간 책임이 “공동 결정”이라는 이유로 회피되면서 실제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선장 채용과 운항 방식도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요트 경력자를 충분한 적응 기간 없이 169톤급 여객선 운항에 투입해 선착장 파손 사고가 발생했다며 “승용차 면허로 버스를 운전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선박 수리 이력 관리도 부실해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한강버스는 “수리 일지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9월 18일 운항 강행 당시 사고 위험을 사전에 경고했으나 시는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고가 “예견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내 제작비 50~70억 원 수준의 선박이 중국 발주 시 230만 달러(약 30억 원)에 제작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었음에도 서울시가 업체 선정과 감독을 허술하게 진행해 국산 부품 사용 여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세 의원은 한목소리로 한강버스 사업의 전면 재점검과 책임 규명을 요구하며 “지금의 사업 구조로는 시민 안전도, 재정 효율도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