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과 교통·시민사회 단체가 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국토부의 고속철도 통합 공약 미이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차운행 시범사업으로 통합을 질질 끄는 행태를 '침대축구'에 빗대며 즉각적인 통합 로드맵 발표를 촉구했다.
전국철도노조가 국토부의 고속철도 통합 지연을 풍자하는 ‘침대축구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철도노조)참가자들은 국토부가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교차운행 시범사업이라는 꼼수로 통합을 지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뒤에는 국토부 행태를 풍자하는 '침대축구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SRT는 철도 민영화 정책의 산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제도였다"며 "서울 지하철도 과거 이원화 운영으로 시민 불편과 사고가 잇따른 끝에 통합으로 돌아갔다"고 짚었다.
이어 "국민의 70%가 통합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국민주권을 내세운 정부라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와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KTX-SRT 분리 경쟁의 효과는 없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다"며 "국토부가 스스로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공약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약을 뒤집으려면 구체적이고 성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없던 일처럼 만드는 것은 차라리 공약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며 "국토부는 즉각 통합 로드맵을 발표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적폐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은 "고속철도 통합은 열차운행 관리와 배차시스템을 일원화해야 효과가 난다"며 "국토부가 말하는 교차운행 시범사업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LH·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유럽의 유로스타-탈리스 합병에서도 시범운영은 없었다"며 "고속철도 통합은 행정 절차만으로 6개월이면 가능하다. 내년 설날부터는 통합 열차로 시민을 맞이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SRT 운임은 애초에 정책적으로 낮춰 책정된 것이지 경쟁 효과가 아니다. 국토부가 말하는 가짜 통합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고속철도 통합이 이뤄지면 하루 1만5천 석의 좌석이 늘고 운행 횟수가 확대돼 시민 편익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통합이 계속 미뤄지면 적자 노선을 떠안은 코레일이 운임 인상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