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은 국회에서 ‘철도산업구조개혁 넘어 모달시프트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지난 20년간의 철도 구조개혁을 평가하며 기후위기 대응과 교통체계 전환을 위한 철도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철도산업구조개혁 넘어 모달시프트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사진제공]
전국철도노동조합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국회의원 9명과 함께 ‘철도산업구조개혁 넘어 모달시프트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철도산업 구조개편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교통체계 전환을 위한 철도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좌장은 임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이 맡았으며, 학계와 시민사회,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발제자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철도 중심의 모달시프트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의지를 드러냈다. 강철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은 “기존 경쟁 중심 구조는 철도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훼손해왔다”며 “상하통합과 운영 일원화를 통해 철도를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 교통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발제자인 김태승 인하대 교수는 철도산업의 구조개혁 과정을 분석하며 “유럽식 상하·수평 분리를 국내에 무리하게 도입한 결과, 막대한 거래비용과 만성적 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는 자연독점적 특성이 강한 산업으로, 공공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선 통합 운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특히 코레일과 SR 간 경쟁체계가 중복 투자와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정부의 재정 정책을 문제 삼았다. 그는 “철도 운영에 필요한 공공서비스 보상(PSO)을 정부가 충분히 지급하지 않고, 운임 외 수익 창출도 제한하고 있다”며 “기후대응기금과 같은 재정지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현우 서울시립대 연구원은 철도 접근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규칙시간표(Taktfahrplan)'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간표는 대중교통 경쟁력을 높이며, 지방 간 철도망 확충과 통합 운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이 토론회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교통체계 전환을 위한 철도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사진제공]
이어진 토론에서 유정훈 대한교통학회 회장은 “철도는 속도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이 중요하며, 버스·택시·BRT 등과의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전국 철도망이 도시의 87%를 커버함에도 수송분담률이 낮은 이유는 역세권 접근교통 부족 때문”이라며, “철도운영기관이 직접 접근교통에 투자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기후행동팀장은 “전기차만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자가용 중심 도시 구조 자체를 줄이고, 걷기와 대중교통 중심 도시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토론회는 철도의 공공성 강화와 통합 운영,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중심으로 철도산업의 방향성을 다각도로 점검한 자리였다. 전문가들은 철도의 사회적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며, 정책적 전환의 필요성을 밝혔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