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사장 함진규)가 고속도로 건설과정의 환경영향평가 신뢰도 향상을 위해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 생태조사단'을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8일(목), 제천시 송학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정창훈 한국도로공사 품질환경처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과 조사단이 위촉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시범운영은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노선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중 지자체의 추천을 받은 11명을 '주민 생태조사단'으로 선정했다. 이들이 직접 참여해 수집한 지역 자연생태 정보는 환경영향평가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는 환경영향평가 조사의 신뢰성 확보와 건설사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 향상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개선했다.
기존에는 평가서 초안 공람과 설명회 단계에서만 제한적으로 주민참여가 가능했으나, 개선된 절차에서는 평가준비 단계부터 '주민 생태조사단'을 운영하고 공청회도 개최요건과 무관하게 의무화하는 등 주민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절차 개선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주민 생태조사단' 운영을 통해 시민과학(Citizen Science)을 활용하여 주민들이 환경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 공청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시민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외부전문가의 중립성을 통해 사업의 투명성을 높인다.
정창훈 한국도로공사 품질환경처장은 "이번 주민 생태조사단 위촉은 환경영향평가에 시민과학을 접목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지역 주민과 함께 자연을 지키고, 환경과 조화되는 도로 개발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이번 시도는 한국환경연구원(KEI)이 지난해 12월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주민의 역할 제고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제시한 시민과학 활용 방안을 실제 적용한 사례로, 전문가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비전문가 또는 일반 시민이 과학적 지식 생산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