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전세버스가 운행 시간 외에 호출형 수요응답 버스로 뛰고, 산간·오지 마을택시가 여객과 함께 소화물도 실어 나르는 시대가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제5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규제에 막혀 있던 생활밀착형 모빌리티 서비스 17건에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국토교통부 청사 외벽.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모빌리티 혁신법에 따라 설치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11월부터 접수된 17건의 서비스에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전문가와 관계부처의 사전 검토를 거친 결과물로, 이로써 위원회 출범 이후 누적 특례 부여는 50건으로 늘었다.
이번 특례의 핵심은 서로 다른 교통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융합이다. 스튜디오갈릴레이는 출퇴근 시간대에만 굴리던 전세버스를 운행 시간 외에도 교통취약지역에서 수요응답형 교통(DRT)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간대와 지역의 이동 공백을 같은 차량이 메우는 구조다.
산간·오지 주민들을 오래 괴롭혀온 생활물류 공백도 해소 실마리가 생겼다. 에스에스컴이 받은 특례로 마을택시가 여객을 태우는 동시에 소화물을 함께 운송할 수 있게 됐다. 사람과 짐을 함께 실어 나르는 방식으로 물류 소외 지역의 불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외부에서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에 자동차관리법과 도로교통법 특례를 받았다. 카셰어링 서비스에서 차량을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고 회수하는 운용 효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는 공동주택 내 자동 발렛주차 시스템 설치·운영에 주택건설기준 특례를 확보했다. 운전자가 내린 뒤 차량이 스스로 빈 자리를 찾아 주차하는 방식이다.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급가속 사고를 차단하는 안전 소프트웨어 실증도 가능해졌다. 스카이오토넷은 가속페달이 잘못 밟혔을 때 차량이 자동으로 급가속을 막는 기술을 자동차관리법 소프트웨어 무단 조작 금지 규정의 특례를 받아 실증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율주행차 평가 시스템, 제이카의 중고차 배터리 대여, 교통약자 이동지원 3건, 화물차 대여 2건, 모바일 폐차 중개 3건, 레인포컴퍼니의 플랫폼 택시 임시면허, 듀오카의 중고차 장기렌트 등 11건도 함께 특례를 받았다.
김홍목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이번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여객운수-화물운송, 전세버스-DRT 등 교통서비스를 융복합하여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을 실증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특례가 부여된 다양한 생활 밀착형 사업들이 실증을 통해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