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들의 '중화(中華) 비상' 염원을 안은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남다른 고민은 교통과 공해 문제다.
지난 8일부터 D-365 카운트에 들어간 베이징 올림픽의 외형은 요란하고 화려하다. 미화 수십억달러를 들여 만든 경기장과 지하철은 잇따라 준공되거나 개통되고 있다.
하지만 교통과 공해 문제가 자칫 베이징 올림픽을 망가뜨리지 않을까 중국 고위층은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에는 최근 들어 마이카 붐을 타고 자동차가 기하급수(幾何級數)적으로 늘어, 교통체증과 혼잡, 대기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시민들의 질서·안전의식수준이 낮아, 자동차가 중앙선을 넘어 다니는가 하면,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며, 양보를 전혀 하지 않는 어이없는 행위가 요즘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7만여대에 이르는 베이징의 택시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베이징 택시 운전석 옆좌석에는 베이징 시 교통관리국이 당부한 9가지 부탁을 담은 안내문이 있다. ‘승객을 위해 이를 닦을 것, 몸을 씻을 것, 소독을 할 것’ 등이다.
베이징 택시의 고질병은 냄새다. 지난해 베이징 택시는 조그만 ‘샤리(夏利)’ 자동차에서 공간이 넓은 현대차로 대부분 교체했지만 차안이나 기사의 냄새는 여전하다. 지난 4월부터 냄새가 많이 나는 택시 운전 기사에 대해서는 이틀동안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택시 기사 대부분이 베이징 교외 거주자가 많다 보니 멀리 떨어진 집에 돌아가기가 귀찮아 택시안에서 먹고, 자면서 택시안에 냄새가 자연스럽게 배는 것이다.
자동차의 급증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올림픽의 일부 종목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사이클 같은 경기는 대기오염이 심할 경우 선수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날짜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시도 문제의 심각성을 잘알아 대기오염과 교통혼잡 개선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자동차 2부제(홀짝수) 운행을 실시하기로 했다. 홀짝수 운행제는 오는 17일부터 나흘동안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발령되며 규정을 위반하고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100위안(약 1만3천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기간에는 베이징시 차량 300만대중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을 제외한 130만대가 운행을 못하게 된다.
두사오중(杜少中)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부국장은 “이번 홀짝수 운행제 기간에 도심 운행 차량의 수와 대기 질의 상관관계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부국장은 “자동차 매연이 도시오염의 주범”이라면서 “이번 예행연습에서 산출된 자료를 모아 대기 질 개선을 위한 분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IOC 위원이기도 한 허전량(何振梁) 베이징올림픽 조직위 집행위원은 “중국 대표단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아무리 많이 따도 교통·공해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올림픽이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런던과 뉴욕과 같은 국제적인 대도시의 반열에 들어갈 것이라는 베이징의 의욕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