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법은 의무, 지원은 없다"…서울 전세버스 안전장치 사각지대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9-10 17:24:35

기사수정
  • DTG 의무 장착에 통신비 지원은 전무…타 지자체는 이미 지원 중
  • AI 블랙박스, 택시·화물엔 있고 전세버스엔 없어
  • 조합, 8일 서울시의회에 건의서 제출…2027년 예산 반영 요청

서울 전세버스 업계가 사각지대 사고를 막기 위해 첨단 안전장치 도입에 나섰지만, 비용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들과 시민들이 전세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서울특별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서울전세버스조합)은 지난 7일 서울시의회에 재정지원 건의서를 제출했다. AI 영상기록장치(CCTV) 설치비와 DTG(디지털운행기록장치) 통신비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으로, 2027년도 예산 반영을 목표로 한다.


AI 영상기록장치는 카메라로 주변 사물과 보행자를 실시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사고 예방 장비다. 조합은 지난 2022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주차하던 전세버스에 어린이가 치여 숨진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AI 영상기록장치 도입 후 사업용 차량의 사고율과 교통법규 위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북도는 2024년 2월부터 전세버스 AI 영상기록장치에 대당 최대 84만 원(보조금 70%)을 지원해 2400대 장착을 마쳤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제주도도 올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서울시 등록 전세버스 2400대에 대한 지원은 없다. 조합이 제출한 건의서에 따르면 AI 영상기록장치 설치에는 대당 120만 원이 든다. 2400대 기준 총 28억 8000만 원으로, 조합은 이 중 70%인 20억 1600만 원을 시 보조금으로 요청했다.


DTG는 교통안전법 제55조에 따라 설치와 자료관리가 의무화된 장치다. 차량의 속도·위치·급가속 등 운행 데이터를 기록해 사고 원인 분석과 운전 습관 교정에 활용된다. 그러나 관리 방식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 교통안전법상 DTG 데이터는 한국교통안전공단 E-TAS 서버로 전송해야 하지만, 1~2명의 관리 직원이 여러 차고에 산재된 수십 대 차량에서 매일 데이터를 수집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업체가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관제업체 위탁 방식을 쓰고 있으며, 그 비용이 고스란히 자부담으로 돌아온다.


충청남도는 DTG 통신비를 대당 월 7500원(50% 보조) 지원하고 있고, 전라북도와 강원도는 하반기 지원을 예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아직 없다. DTG 통신비는 대당 월 1만 3200원으로, 연간 총비용은 3억 8016만 원이다. 조합은 이 중 70%인 2억 6611만 원을 시 보조금으로 요청했다.


전세버스는 통근·통학과 현장체험학습 목적 수송이 전체 운행의 73%를 차지하는 준대중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서울에 등록된 전세버스는 현재 2335대(2026년 6월 기준)로, 2021년 대비 업체 수는 17.7%, 차량 수는 29.4% 줄었다. 지속적인 운송원가 상승과 업체 간 저가 경쟁으로 안전 투자 여력이 갈수록 줄고 있다.


서울시 조례에 지원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특별시 전세버스운송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제3조 제2항은 영상기록장치 설치·교체·개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조합이 서울시에 비용 지원을 요청한 것은 2020년에도 있었지만, 당시 돌아온 답변은 "예산 부족"이었다. 서울시의회 예산안 심의는 오는 11~12월에 진행된다.


서울전세버스조합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AI 블랙박스, 자동긴급제동장치, DTG 운용 등 첨단안전장치의 효용가치는 높지만 자부담만으로는 보급 확대와 원활한 활용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안전을 위한 서울시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1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부산 향하던 화물열차 탈선…경전선 13시간 만에 복구 경전선 화물열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하면서 열차 20대가 한때 운행을 멈췄다가,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에 복구가 완료됐다.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31분경 경전선 낙동강역~한림정역 구간(하선 방향)에서 화물열차 맨 뒷 차량이 분리·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이날 오후 2시 24분 오봉역을 출발해 부...
  2. 부산시의회, 동서고가로 협약 동의…사상~해운대 고속도로 탄력 부산의 서쪽과 동쪽을 잇는 제2대심도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그간 사업 추진의 현안 과제로 꼽혀온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관련 협약안이 부산시의회의 동의를 받으면서 고속도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부산시는 지난 11일 시의회에서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관련...
  3. [속보]서울 시내버스 노사 2차 조정 결렬…16일 첫차부터 총파업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16일 새벽 멈춘다. 노사가 8시간 넘게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5일 오후 2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오후 10시께 조정이 최종 결렬됐다.노조는 16일 오전 4시 총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이 시작되..
  4. "연봉 8500만 원" vs 실제 원천징수 5554만 원…버스 기사 임금 논쟁 실체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을 앞두고 버스 기사 연봉을 둘러싼 숫자 공방이 뜨겁다. 사측이 "최고 8500만 원"을 내세우는 반면, 노조는 실제 원천징수영수증을 공개하며 정면 반박했다.15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웠다. 조합은 앞서 부산 등 다른 광역시 수준인 10.32% 인상안을 먼저 제안했.
  5. [이슈]파업은 막았지만 '통상임금'은 미해결…새벽 극적 타결, 갈등 씨앗 남겨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6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하며 파업을 피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핵심이었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문제는 끝내 해결되지 않은 채 불씨로 남았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6일 새벽 1시 50분께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여 2026년도 임금협약에 최종 합의했다. 전날 .
  6. 서울 시내버스 파업 전면 철회…16일 첫차부터 정상운행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며 파업이 전면 철회됐다.서울시는 16일 시내버스 노사간 임금협상 합의에 따라 이날 첫차부터 전 노선이 평상시와 같이 정상 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앞서 노사 양측은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 돌입, 이튿날 새벽 1시 50분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점을 ...
  7. [단독]"수학여행 안전사고 방지에 최선"…서울전세버스 이사장이 꼽은 지원 사각지대와 남은 숙제 시내버스 파업이 나면 시민 발이 되고, 아이들 통학을 매일 책임진다. 그러나 속초 사고를 막을 AI 안전장치는 비용 문제로 달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내 공영차고지는 단 한 곳도 없다. 25년 만에 유가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지만, 전세버스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교통일보는 지난 16일 오성문 서울특별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
  8. 2차 교섭 D-1…"파업 반대" 현수막 단 서울 버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오는 15일 오후 2시 2차 교섭을 진행한다.  추석 연휴(24~27일)를 열흘 앞둔 16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법정 조정기간이 끝나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해 서울 시내버스 전 노...
  9. [이슈]대법 판결 해석 놓고 노사 정면충돌…서울시내버스 파업, 오늘 밤 9시가 데드라인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놓고 '거짓말' 공방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조정이 결렬되면 16일 새벽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시내버스 노사 2차 조정회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은 이날 밤 9시를 사실상의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유재호 ...
  10. 10월부터 KTX 두 달 전 예매 가능…외국인도 항공권 살 때 기차표 함께 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항공권을 살 때 국내 기차표를 함께 살 수 없다는 불편이 제기되자, 정부가 철도 승차권 예매 가능 시점을 출발 2개월 전으로 앞당긴다. 외국인 전용 다국어 서비스와 간편결제 수단도 함께 확대된다.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와 한국철도공사(사장 김태승)는 10월 1일부터 KTX 등 철도 승차권 예매기간을 출발 1개월 전에서 2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