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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달화물차 남아도는데 택배차는 왜 부족?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7-30 18: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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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달업계, "저임금·고노동이 근본문제"
국내에 영업용 화물차는 남아도는 실정이자만 택배업계는 "배송차량이 부족하다"며 증차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택배차량으로 대부분 쓰이는 1t 용달화물차운송업계는 택배업계의 차량 부족 문제는 '저임금·고노동' 구조가 근본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29일 전국용달연합회 등에 따르면 현재 용달화물차는 공급과잉인데 택배업계에 자가용 화물차들이 불법 영업중인 것은 택배업계의 저임금 구조와 고강도의 노동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용달연합회는 "택배차량으로 대부분 사용되는 용달화물차가 일감이 없는데도 택배업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택배업계의 저임금·고노동 강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물동량이 많고 운송비가 좋으면 10만대가 넘는 용달화물차량들이 앞 다투어 택배배송을 하려하지 왜 일감이 없어 화물차량을 세우면서도 택배배송일을 안하겠느냐"며 "택배업계의 화물차 부족문제는 화물차 증차 규제가 문제가 아니라 택배업계의 저임금·고강도 구조가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용달사업자 중에는 택배배송일을 하다가 힘든 일에 지쳐서 그만 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택배배송 일에 종사하다 다시 용달화물운송으로 전환한 서울 K씨(55)는 "노동강도에 비해 택배배송비 단가가 너무 적어 견딜 수 없어 다시 용달운송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지역의 택배배송수수료는 건당 평균 850원으로 하루 100건을 배송할 경우 8만5000원의 수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하루 100건 배송에 8만5000원의 수입을 올려도 기름값 등 각종 경비를 제외하고 나면 하루 택배기사에게 남는 돈은 겨우 5만 원정도에 불과하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1개당 배송시간을 5분으로 잡을 때 시간당 배송량은 12~13개를 넘을 수 없으며 물리적으로 하루 150개 이상의 배송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저임금·고노동 강도를 견딜 수 없어 그만두는 택배기사들도 적지 않다. 한 때 대기업 택배회사에서 근무한 L씨(39)는 "택배배송 단가 800원에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의 노동강도에 지쳐서 택배배송을 그만뒀다"며 "당장 택배배송을 그만두고 싶지만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택배배송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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