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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판 '글로벌 물류공룡' 출현?
  • 이호돌 기자
  • 등록 2011-01-12 09: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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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S, 중견 물류솔루션社 인수…대한통운 인수설도 '솔솔'
삼성SDS가 물류서비스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한통운 인수설까지 나오면서 '글로벌 물류공룡'의 출현을 점치는 분위기다.
 
삼성SDS는 최근 중견 물류솔루션 및 컨설팅업체 한국EXE C&T 지분 99.9%를 인수했다고 11일 밝혔다. EXE C&T는 공급망관리(SCM)분야의 한축인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수배송관리(TMS)분야 대표기업 중 하나로, 물류컨설팅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자랑한다.
 
삼성SDS는 EXE C&T가 비상장 회사인 데다 공시사항이 아니어서 대외에 밝히지 않았으며 인수액은 2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EXE C&T가 삼성과 LG를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 물류컨설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며 이번 인수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류는 시스템인 만큼 물리적 인프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업종별 최적화된 물류배송 설계와 문제점에 대한 진단,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컨설팅 능력인데 이 분야에서 EXE는 탁월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SDS 관계자는 "최근까지 제조사들은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통합하는 작업을 해왔고 이제는 SCM과 이를 연계할 차례"라며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SCM사업을 좀더 체계화하고 구축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SDS는 물류컨설팅 전문가인 삼성전자 김형태 전무(현 글로벌 LPO사업부장·부사장)를 영입했는데 김 부사장은 EXE C&T 창업자이자 전 대표다. 또 삼성SDS는 올 초부터 대한항공과 범한판토스 등 항공 및 해외물류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히 작년 6월 범LG계열의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와 삼성SDS가 인력 스카우트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는 등 업계에서는 삼성SDS의 물류업 진출을 둘러싸고 이미 신경전이 시작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지난해 물류사업을 정관해 추가하고 전문인력을 대거 채용한 데다 이번 EXE C&T와 최근 삼성전자로지텍과의 합병설, 대한통운 인수설까지 제기되자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물류사업 진출을 위한 본격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와 같은 물류 자회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삼성SDS와 로지텍이 합병을 할 경우 물류 사업도 확대, 사업규모도 커지면서 외부 물류협력사와의 계약을 통해 물량을 운송하던데서 벗어나 삼성 계열 전체 물량을 취급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의 전체 물량을 책임질 경우 연매출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이 물류 사업 확장을 위해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를 가장 주시하고 있다. 삼성SDS가 로지텍와 합병후 본격적인 물류 사업에 진출했을 경우 기존 삼성이 일부 물류협력사와의 계약을 통한 물류 만을 회수, 업무를 승계할 뿐이지만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기업의 물류자회사 확대는 여전히 단순 수송과 보관 등만을 제공할 뿐 대외적인 전문 물류서비스를 의뢰받아 처리하기에 전문성 부족이 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삼성SDS가 대한통운을 인수한다면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2자 물류 뿐만 아니라 3자 물류로의 진출 및 향후 전문물류업체로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 그동안 전문 물류업체로서 80년을 지켜온 대한통운의 물류 운송 경험을 토대로 사업확장과 전문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가 물류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면 기존 그룹 내 물량 뿐 아니라 3자 물류 등에도 영향력을 가져 물류 업계 전체가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해외 수출 물량이 100조원을 넘어섰고, 그동안 세계 각지의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송을 현지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삼성이 물류사업에 본격 참여할 경우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 측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내 물류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것은 맞지만 직접 물류를 추진하기 위한 포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물류업계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등 계열사 물량이 급증하는 해외물류 포워딩분야에 보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통운을 국내와 해외물류로 분리 매각하기 어려운 구조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SDS가 장기적으로 그룹의 '물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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