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대차 국내서는 폭리, 해외서는 할인 공세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0-08-17 13:52:22

기사수정
  •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세제 혜택까지 받으면서…"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는 폭리를 챙기면서 해외에서는 엄청난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저가 할인 공세를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펴낸 이슈 페이퍼에 따르면 현대차 아반테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국내 판매 가격이 74.4%나 가격이 급등했지만 미국에서는 23.0% 오르는데 그쳤다. 금속노조는 이런 가격 격차는 소나타는 물론이고 엑센트와 산타페, 그랜저 등 대부분 차종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소나타 기본형의 미국 판매가격은 1999년 1만 4633달러에서 2009년 현재 1만 8244달러로 약 24.7%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국내 판매가격은 1999년 951만1000원에서 2009년 2125만원5000원으로 123.5%나 늘어났다.

베르나 1.4의 경우 세제지원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가 약 75만원인데 국내 판매가격은 오히려 870만원에서 991만원으로 121만원 올랐다. 지난해 철강 원자재 가격이 15% 가까이 줄어든 걸 감안하면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은 "이는 현대차그룹이 가지고 있는 자동차와 부품시장에서의 독점적 지배력을 이용하여 마음대로 국내 판매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완성차의 애프터 서비스 부품의 생산과 유통 및 공급 과정에서도 중간 폭리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현대·기아차의 AS 부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1차 하청업체의 납품단가를 낮추거나 공급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또한 직영 서비스 센터는 평균 10%에서 많게는 23.2%까지 낮은 가격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반 정비업체는 마진을 줄이거나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차의 이 같은 폭리구조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정부의 파격적인 세제 지원 등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았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노후차량 교체 지원으로 판매된 차량은 38만1875대였는데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비중이 77.3%에 이른다. 세수 감소 규모는 모두 6298억원에 이른다. 연구원은 "국민의 혈세로 세제 및 보조금 지원 조치를 받고도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해외 판매법인의 채산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1997년 터키 공장 설립 이후 8개국에 11개의 공장을 설립해 8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지난 8년 동안 당기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해외 공장 설립에 투자한 셈인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산 능력이 263만대에 이르는 반면 생산실적은 149만대로 가동률이 56.2%에 그쳤다. 생산능력 30만대의 공장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가동률이 67% 이상이 돼야 한다. 현대차 해외 공장의 상당수가 적자 경영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그룹은 국내 판매시장에서 엄청나게 폭리를 챙기면서 해외시장에서는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감내하면서 저가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2006년 1조984억원에서 지난해 4조9239억원으로 350% 가까이 늘어난 반면, 유럽시장에서는 2007년 419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2200억원과 27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도 영업손실이 8866억원이나 됐다.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 판매시장은 물론, 부품시장에 대한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악용하여 국내 소비자 판매가격과 AS 부품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함으로써,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수급시장의 독과점적 구조 자체를 바꾸어야 하겠지만, 일차적으로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공정가격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소비자가격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출혈할인과 과당경쟁을 좌초하는 해외 마케팅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16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현대·기아차그룹의 전횡적 경영구조와 불공정거래의 실태 및 대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현대자동차,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참가 현대자동차가 차별화된 고성능 전동화 기술을 앞세워 중국 시장 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25일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Shunyi New Hall)에서 열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4)`에서 `아이오닉 5 N`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현대자동차는 25일(현지시각) 중국국제전람중심
  2. '보행자 지위' 배달·청소로봇 사고 책임은?…법령 정비한다 보도로 다니며 배달, 순찰, 청소 등을 하는 실외이동로봇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이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와 조치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에 나선다.2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실외이동로봇 등 원격운전 통행 안전성 제고를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경찰청은 제안요청서에서 ...
  3. 김포골드라인·9호선 혼잡도 낮춘다…국비 지원해 철도 증차 정부가 서울시와 김포시의 도시철도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국비를 지원한다.국토교통부는 올해 서울시와 김포시에 각각 64억원, 46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철도 증차 지원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김포시에는 향후 3년간, 서울시에는 4년간 한시적으로 국비가 지원된다.이를 통해 김포 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는 2026년 말까지 5편성 증차하고,...
  4. 25일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설명회...16개 지자체 담당자 대상 국토교통부는 4월 25일(목) 오후 2시 대전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국토교통부는 4월 25일(목) 오후 2시 대전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설명회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사업 구조 및
  5.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럭셔리 중형 SUV GV70가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독보적인 상품성으로 돌아왔다. GV70 부분변경 모델제네시스 브랜드(이하 제네시스)는 26일(금) ‘GV70 부분변경 모델(이하 GV70)’의 디자인을 최초 공개했다.   지난 2020년 12월 출시된 GV70는 역동적이고 유려한 디자인, 강력한 성능과 다채로운 편의사양의 조화를 바탕으로 글
  6. 천안시, 5월부터 ‘현금없는 시내버스’ 43개 노선 63대로 확대 천안시가 5월부터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는 시내버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천안시가 5월부터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는 시내버스를 확대 운영한다.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시내버스 9개 노선 28대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43개 노선 63대로 확대한다.  이는 전체 시내버스 현금승차 비
  7. 백원국 차관, “충청권 교통혁명 시작, 5조원대 건설투자로 경제 활력 제고” 백원국 국토교통부 차관은 4월 24일(수) 오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출발역인 정부대전청사역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제2회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거버넌스 회의(대전시청)에서 사업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차관은 4월 24일(수) 오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출발역인 정부대전청사역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제2
  8. 기아,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참가 기아가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앞선 전동화 기술을 알린다. 기아, 전동화 전략 차종 EV5 롱레인지 모델 쇼케이스 및 엔트리 SUV모델 쏘넷 공개기아는 4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주제로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Shunyi New Hall)에서 열리는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9. 기아, PBV와 로보틱스 기술 연계해 라스트마일 솔루션 고도화 나선다 기아가 PBV와 로보틱스 기술의 연계를 통해 물류 혁신을 위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추진한다. 기아는 최근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함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을 활용한 라스트마일 로봇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기아는 최근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10. 캠핑 이용객 증가...캠핑할 때 화재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행정안전부는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캠핑을 즐기는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2022 캠핑이용자 실태조사 및 캠핑장 화재 (소방청)우리나라 캠핑 이용자는 한 해 평균 540만 명 이상이며, 지난 2022년에는 584만 명이 캠핑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캠핑은 날씨가 포근해지는 4월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