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승객들이 많아지면서 택시업계가 울상이다.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도 함께 증가, 종전에 비해 원가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7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카드택시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수수료 부담도 함께 높아져 사실상 남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07년 3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카드택시를 도입했다. 초창기에는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승객들이 별로 없었지만, 최근들어서는 장거리요금은 물론 기본요금 거리까지 카드로 결제하는 손님이 많아졌다.
현재 서울 카드택시의 수수료율은 2.4%로 신용카드사가 1.5%를, 정산사인 한국스마트카드사가 0.9%를 가져가고 있다.
서울 구로구 소재 S택시회사는 하루 매출액 중 카드결제액이 1000만원까지 늘어났다. 하루 24만원, 한달 700만원이 넘는 돈이 수수료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S택시회사 관계자는 "카드결제액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원가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며 "현재 2.4%인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카드택시 이용률이 높아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카드결제 수수료를 기사들에게 부담시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택시노조 부산지역 택시기사 50여명은 지난달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를 운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수수료 전액을 부산시와 택시 사업주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택시회사 운전기사 N씨(41)는 "회사에서 카드 수수료를 내주고는 있지만 사납금이 높은 이유중 하나가 수수료 부담을 기사에게 전가시키고 있기때문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개인택시기사들도 카드로 요금을 결제하는 승객들이 많아지면서 남는게 없다고 울상이다. 서울 개인택시기사 K씨(57)는 기본요금 거리를 카드로 결제하는 승객을 많아 수수료와 영수증, 종이값을 따지면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는 현행 2.4%인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택시조합과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드택시가 긍정적인 제도이긴 하지만 정부시책으로 시작한 만큼 확실한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수수료율을 최소한 대중교통수준인 1.5~1.8% 수준으로 인하하거나 만약 내릴 수 없다면 이에 해당하는 만큼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카드택시 결제액이 커진 만큼 일단 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대주주로 있는 한국스마트카드사는 신용카드사와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사 관계자는 "택시를 제외한 다른 업종 카드의 경우 정산사(VAN사)의 수수료와 부가가치세를 신용카드사가 부담하는데 비해 택시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 비율로 환산할 경우 일반 가맹점보다 0.4%p의 추가수익을 보고 있다"며 "이 부분을 낮추기 위해 신용카드사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용카드사들은 "한국스마트카드사가 주장하는 배분율 중 카드사가 가져가는 것은 1.5%로, 다른 업종과 비교해 많은 것이 아니다"며 "카드택시 수수료율이 2.4%인 것은 한국스마트카드와 택시사업자 간의 계약문제일뿐 "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택시는 택시승객의 편의 증진과 택시이용 제고를 위해 각 지자체마다 역점사업으로 카드단말기 장착비 및 관리비, 통신료 등 일부를 지원하면서 도입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5월말 현재 법인택시 중 88%에 해당하는 2만여 대, 개인택시는 약 55%인 2만7000여 대가 카드택시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