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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공항철도 인수 得될까 失될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9-09-19 11: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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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부담 가중 전망속 '윈윈계약' 측면도
 
'혈세먹는 하마'라는 눈총을 받아온 공항철도가 결국 코레일로 떠안겨졌다.

코레일은 인천공항철도 지분 88.8%를 철도의날(9월18일) 바로 전날인 17일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로서 경영 책임을 지게 됐다.

'가뜩이나 적자를 내는 코레일이 더 큰 부담을 떠안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은 '윈윈 계약'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코레일의 공항철도 인수는 과연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공항철도는 그동안 적자운영을 메우기 위해 정부로부터 2706억원이나 지원받았다. 공항철도는 정부가 민자사업자의 적자보전을 위해 '최소운영수입보장금' 명목으로 지원받은 금액이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번 계약은 철도공사가 지난 6월 29일 현대건설(매도인 대표)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부협상단과 함께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매매대금 등 계약조건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그동안 코레일 노조 등은 국토해양부가 적자보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레일에 공항철도를 인수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해왔다.

코레일은 적자기업 떠넘기기 논란에 대해 "이번에 체결된 공항철도 민간출자지분 매입가는 민간사업자들이 그간에 투입한 투자 원리금 수준으로, 당초 시장에서 수입보장률을 감안해 재무적 투자자들이 제시한 가격(1조3400~2조1800억원)보다 많이 줄어든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레일에 더 큰 부담을 떠안겼다는 시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공항철도 인수는 수요 예측이 잘못된 탓에 인천공항철도에 들어가던 거액의 국민의 혈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코레일도 최소한의 투자 수익(7∼8%대 예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윈윈 계약'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실시협약에 의해 30년 운영 기간에 수입 보장률이 90%에서 58% 수준으로 낮아지면 정부 재정부담이 많이 줄어들고 공사도 적정 수준의 투자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우리는 인천공항철도를 '떠맡은' 게 아니다. 공항철도를 통해 철도와 공항을 연결하면 다른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며 "민자 사업의 실패를 공사가 어떻게 성공 사례로 변신시키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언론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허 사장은 2007년 3월 인천공항∼김포공항 간 1단계 구간(40.3㎞)을 개통한 인천공항철도가 내년 연말 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을 마저 개통할 계획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서울역과 인천공항 구간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역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뻗은 KTX 노선과도 연결된다.

허 사장의 계획은 오는 2012년까지 부산, 광주에서 KTX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서울역까지는 KTX를 타고 가서 서울역에서 다시 공항철도로 바꿔 타는 게 아니라 같은 기차로 인천공항과 전국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공항철도 노선의 대대적인 변신을 전제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도와 트럭을 연계한 화물 운송으로 종합 물류 회사로 변신한다는 꿈을 꾸는 코레일이 공항철도 인수를 계기로 '기차와 비행기 환승 상품 출시'라는 획기적인 개념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일까?

정부도 조만간 김동건 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인천공항철도 활성화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코레일의 도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문제들도 많다.

우선 민자 지분 인수 대금 1조2000억원을 9∼11월에 걸쳐 나눠 내야 한다. 용산역세권 개발 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액 3조6000억원 규모의 코레일 입장에선 결코 작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코레일은 공사채를 발행해 매입금을 충당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내년까지 적자 규모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포한 코레일이 인천공항철도 인수를 계기로 기차와 비행기~트럭~버스를 잇는 교통 산업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니면 부실에 부실을 더해 덩치만 큰 공룡으로 판명될까.

이번 지분 인수 계약이 체결됨으로써 공항철도(주)의 지분구조는 철도공사 88.8%, 정부 9.9%, 현대해상이 1.3%를 보유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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