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 컴퍼니' 분류 예상…판매감소-구조조정은 불가피
미국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함에 따라 GM대우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파산하는 GM의 '굿 컴퍼니'(good company)로 분류돼 생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M대우는 지난해 내수 11만7000여대, 수출 76만5000여대의 판매실적을 올렸고 반제품(CKD)도 102만3000대를 수출했다. 합하면 GM이 전 세계에 파는 차량의 25%를 GM대우가 생산한 셈이다.
GM대우는 현재 GM 브랜드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시보레'로 연간 40만대를 공급하고 있다. GM 미 본사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구조조정안에서 "GM대우의 미국 수출 물량을 내년 3만7000대에서 오는 2014년에는 15만7000여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GM대우의 생존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의 '빅3'가 향후 소형차 시장에서 유럽이나 아시아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마티즈 후속모델을 생산하는 GM대우의 위상은 공고해 보인다.
GM대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소형차 기술과 생산성, 수익률 등을 고려할 때 GM대우의 경쟁력은 생존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GM이 해외 공장을 1개 정도만 유지하기로 할 경우 GM은 한국 대신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GM대우는 소형차 기술만 빼앗기고 버림받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게 국내 업계의 우려다.
'굿 컴퍼니'로 분류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악화에 따른 판매 및 생산 감소,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GM의 판매 감소가 80%에 달하고 생산성 하락도 현재의 50%에서 훨씬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GM대우도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향후 GM의 글로벌 판매망이 줄어들게 되면 GM대우의 수출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GM은 전 세계 6200여개에 달하는 딜러망을 내년까지 3600여개만 남기고 42%는 줄일 방침이다.
현재 GM대우의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90만대, 생산직 인력은 1만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판매 감소로 올들어 GM대우 전 공장의 주간 조업일수는 평균 3일 정도에 불과하다. GM 파산 이후 GM대우의 월간 조업일수가 10일 미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GM은 파산보호를 신청할 때 GM대우의 굿 컴퍼니 분류 여부를 함께 발표하게 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뒤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 GM이 GM대우에 대한 자금지원 문제로 한국 산업은행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GM대우의 굿 컴퍼니 분류를 일종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GM은 산은으로부터 최대한의 GM 유동성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GM대우 생존 여부의 열쇠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는 지난 2월 초 산은에 1조원 가량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미국 정부의 GM 처리방향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자금지원을 미뤄왔다. GM대우 지분은 GM측이 72%, 산업은행이 28%를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