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016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ℓ당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배기가스 배출량도 지금보다 3분의 1 정도 줄이도록 의무화함으로써 현대·기아차기 시장확대의 기회를 맞게 됐다. 동시에 친환경 성능을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자동차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배출 억제책을 발표했다. 이번 규제에 따라 미국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들은 2016년까지 평균 연비를 갤런당 35.5마일(ℓ당 15.08㎞)로 높여야 한다. 차종별로는 승용차의 경우 갤런당 39마일(16.57㎞/ℓ), 경트럭은 30마일(12.75㎞/ℓ)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미 도로교통안전국 자료를 보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승용차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각각 33.2마일과 33.7마일을 기록, 전체 평균인 27.5마일을 여유있게 넘기고 있다. 주요 업체 중 도요타(갤런당 38.1마일)와 혼다(갤런당 35.2마일)에 이은 3위 수준이다. 도요타는 최근 갤런당 50마일의 연비 성능을 갖추 제3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고, 혼다 역시 지난달부터 신형 하이브리드카인 뉴인사이트(갤런당 41마일)의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의 규제가 발효되기 전까지 연비나 배기가스 기준 수치에 무리없이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차체를 경량화하고 하이브리드카 수출 비중을 높여 전체 평균 연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확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요타, 혼다 차량이 주요 경쟁 상대임을 감안하면 친환경 성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현대·기아차도 올 하반기 액화석유가스(LPG) 연료를 쓰는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카를 국내에 출시하지만 LPG 연료를 거의 쓰지 않는 미국 시장 특성상 현지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년에 선보일 쏘나타급 가솔린 하이브리드카가 첫 미국 수출용 친환경차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