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산맞지 않을 수 있으나 시장 잠재력 무시못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라 소형택시 계획을 발표하자 완성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형택시가 기존 중형택시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어 설비 투자가 타산이 맞지 않으면 자칫 제 발등 찍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재 소형(준중형) 택시 도입을 확정했거나 확정 추진 중인 지자체는 부산시, 대구시, 제주자치도 등이다. 특히 부산시는 올 상반기 중 배기량 1500cc 이하 소형택시 500대를 선보이겠다고 이미 밝혔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소형 택시가 다시 도로위를 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소형택시 시장은 완성차업계가 보기에는 계륵(鷄肋)이다. 소형택시가 기존 중형택시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데다 새 설비를 놓고 생산하기에 타산이 안맞지만 시장 잠재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현대 쏘나타는 내수시장에서 총 7693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23.9%인 1837대가 택시였다. 3753대 팔린 기아 로체는 23.5%인 883대가 택시다. 주력 차종 판매의 1/4 가량을 택시가 차지하고 있는 것.
업계는 지방 지자체에서 시작된 소형택시 바람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확산된다면 현대 아반떼나 기아 포르테, 르노삼성 SM3 등 주력 준중형(소형) 차종의 택시 생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준중형 택시 시장은 먼저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지배적 사업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점도 완성차 업체들을 예민하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LPG 엔진 및 택시를 양산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봐서 언제든 준중형 택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역시 포르테 등 준중형 택시 생산 돌입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GM대우는 지자체 움직임이 본격화된 후 시장 상황을 보고 투자 효용이 있다면 개발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역시 투자비나 설비 추가비용 부담에다 시장 과잉경쟁의 가능성때문에 본격 진출을 미루고 있으나 현재 SM5 LPG 택시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 움직임에 따라 SM3 택시 생산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