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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할부금융 '마비'…자동차판매 급감
  • 박순영 기자
  • 등록 2008-11-15 23: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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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약금 내고도 신용등급 낮으면 차 사기 어려워
자동차 할부금융이 꽉 막혔다. 어려운 경기에 그나마 차를 사겠다는 사람도 할부가 예전처럼 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달 자동차 판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14일 자동차판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는 캐피탈사들이 돈줄을 죄면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까지 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김모씨(34)는 지난 9월 모 수입차를 구입하려고 계약금을 납부했다. 한달여 동안 색상과 구입 조건을 따지던 중 영업사원으로 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다. 캐피탈사에서 대출 승인이 나오지 않아 차를 팔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신용등급이 7등급이어도 쉽게 리스 승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신용 등급이 1~2등급이 아니면 승인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인 명의로는 차량 구입이 더 어렵다.

캐피탈사들도 이유가 있다. 캐피탈사들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서 자동차 할부를 해왔지만 지금은 은행으로부터 자금이 막혔다. D캐피탈, H캐피탈, A캐피탈 등 유명 캐피탈사들도 돈을 구하지 못해 현재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습니다.

게다가 어려운 경기에 차 할부금을 떼일 가능성도 높아져 고객 신용에 따라 절반 정도만 승인이 떨어진다. 한 국산차 영업사원은 "차를 구입하겠다는 손님이 오면 실례를 무릅쓰고 차 설명보다 할부 한도 조회부터 한다"며 "선수금 40%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판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 할부금융을 맡고 있어 아직은 낫지만 예전처럼 순탄하지만은 않다.

리스가 주된 판매 경로였던 수입차들은 상황이 훨씬 더 어려운 실정이다. M모 수입차의 한 매장의 경우 영업사원 60명중 35명이 차를 한대도 팔지 못했다. B모 수입차 매장의 경우 21명중 14명이 한대도 팔지 못했다.

중고차 시장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차량을 팔려고 해도 캐피탈사가 리스나 할부를 승계해주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중고차 딜러들이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물건들의 경우 소비자에게 인계할 방법이 없다. 현금 구입이라면 가능하지만 일시불을 납부하겠다는 주인을 만나기 쉽지 않다. 한 딜러는 "캐피탈사들이 신차 리스도 승인 안해주는데, 중고차 리스를 승인 해줄리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달 들어 분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차 구입을 미루고 있는데다 할부금융까지 막히면서 이달 내수 판매가 1년전보다 35%나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나 리스의 경우 자차보험에 가입한 차를 담보설정하기 때문에 부동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이를 감안하지 않고 여신전문회사채권 등을 신규 매입해주지 않고 있어 자동차 산업 전체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로 인해 지난 11일 캐피탈사와 여신금융협회 등은 금융감독원에 자금지원 등 요청사항을 전달했으나 아직 마땅한 답을 얻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우선 막힌 금융이라도 뚫어야 한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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