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 "도로를 버스만 독점하는건 형평성에 맞지않아"
<버스, "전용차로 만든 근본취지 상실, 실망감만 줄 것">
택시도 버스전용차로에 통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면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허 의원의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승객을 태우고 있을 경우에는 항상, 승객이 없을 시에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전용차로를 이용하게 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허 의원은 택시와 버스 수송분담률이 2006년 기준으로 각각 44.4대 55.6이라는 자료를 내놓고 버스에 버금가는 대중교통수단인 택시를 지원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에서는 큰 기대감을 드러내는 반면, 버스 업계는 사고 위험성 증가와 더불어 전용차로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데 우려를 표하며 반발하고 있다.
버스업계는 허 의원이 내놓은 수치는 전국적인 통계이며 서울의 경우 택시의 수송분담률은 6.3%, 버스는 27.6%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 버스는 7천여대로 이중 전용차로를 이용하는 버스는 4천450대인데 7만대가 넘는 서울의 택시들이 수시로 드나들면 전용차로를 만든 근본취지가 완전히 없어지며, 택시는 손님을 임의로 태우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도 크다고 반대하고 있다.
서울버스조합 이경동 부이사장은 "전용차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4년 이후 버스 사고는 35%가 줄었다. 승객은 하루 한 대당 534명에서 700여명 가까이 늘어났다"며 "공공재 교통권이라고 하지만 1~2명 타는 택시가 700여명이 타는 차보다 빨리 가야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지난 1998년 여름 손님이 비교적 적은 때를 골라 15일 동안 (버스전용차로제 택시 이용) 실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전용 차로 속도가 7.1% 떨어지는 형편이 돼 결국 택시를 다시 내보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도로라는 공공재를 버스만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건 교통권의 형평성에도 맞지않다"며 "버스택시겸용 전용차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택시연합회 홍명호 전무는 "승객 입장에서 고려한다면 승객들이 버스 대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내고 택시를 타는 것은 택시만 가지는 신속성이 장점이기 때문"이라며 "택시에 탑승한 승객이 시원하게 뚫린 전용차로를 바라보면서 꽉 막힌 일반도로에서 거북이 운행을 지켜보고 있으면 답답함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택시가 무분별하게 전용차로와 일반도로를 오가며 손님을 태울 경우 급정차로 인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에 대해 "승장강에 대한 추가설치나 CCTV 설치 등 인프라 정비를 통해 택시의 승강장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면 해소 가능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시민들의 목소리도 엇갈리는 가운데 버스와 택시업계 양측 모두 전용도로 운행에 사활을 걸고 있어 법개정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