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자동차의 안전도를 둘러싼 보험개발원의 연이은 시험결과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자동차업계는 법적조치를 포함한 강도 높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분위기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이 주관적으로 실시한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시험결과를 외부에 공표해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국산차의 대외 신인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최근 시정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당국에 제출했다. 앞으로 시험결과 발표가 계속될 경우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보험개발원이 지난 3월 "자동차 시가소켓(시가잭)이 차량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시험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 최근 보험개발원의 각종 차량 시험결과 발표의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관계당국에 제출했다.
당시 보험개발원은 시험결과를 토대로 "차량 내 시가소켓에 이물질(10원짜리 동전이나, 사무용 클립 등)이 들어갈 경우 합선 때문에 차량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협회는 그러나 "시가소켓을 비롯한 차량 내 주요 전기장치에는 이물질이나 합선과 같은 문제발생에 대비해 '퓨즈'를 설치해 놓고 있어 합선에 의한 화재발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험결과 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협회측은 한발 더 나아가 "보험개발원이 국산차만을 대상으로 부정적인 각종 안전도 시험결과를 발표함으로써 국산차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시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수입차는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개발원은 그동안 국산차에 대해 △머리지지대의 안전성 시험(2007년 1월) △고속정면충돌시험 (2007년 3월, 2008년 2월) 등을 실시해왔다.
협회는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부정적인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내 언론보도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시험결과를 언론에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협회측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말에도 7개 국산 SUV를 대상으로 후면추돌시 목부상 안전도를 측정하는 시험을 실시, 몇몇 모델이 위험도가 높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협회는 "잘못된 조사방법과 결과를 외부에 공표함으로써 비전문가인 소비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시험결과를 보험상품 개발에만 사용하고 외부공표는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관계당국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