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의 폭등으로 중고자동차 시장에서 경유 차량이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12일 중고자동차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유 평균가격이 폭등세를 보이며 휘발유 가격에 맞먹는 ℓ당 1천500원이 넘어서자 중고차매매상사에서 경유차량의 판매가 50%가량 떨어지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고차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쳐 지난달에 비해 3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한 매매상사의 경우 RV·SUV차량은 월 10여대 이상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찾는 사람이 전혀 없어 8∼10대의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
다른 매매상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경유 차량을 찾는 발길은 뚝 끊어진 반면 팔겠다는 문의는 급증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뜩이나 중고차 매매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중고차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하던 경유차량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자 중고자동차 업계는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매매상사 관계자는 "경유값이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경유차를 찾는 소비자들을 보기 어렵다"면서 "실제로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경유차 판매 실적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매년 여름휴가철이면 RV차량위주로 반짝 수요가 있었으나 올해는 경유값 상승으로 90%이상 손님이 감소했다"며 "각 매매상사들이 팔기가 어려운 경유 차량은 대부분 구매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유값 상승은 중고 차량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GM대우의 윈스톰 2.0 LT 고급형 4W 2007년식은 1천850만원으로 지난달보다 무려 250만원 떨어졌으며 뉴싼타페 2.2 MLS 2W 고급형 2006년식은 3월보다 150만원 하락한 2천5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