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 운전자가 더 위험하다”고 한 발언은 취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이 후보를 ‘음주 운전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초보 운전자’로 비유하자, 이 후보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말을 반박하면서 이 같은 말을 했다.
그는 “초보는 깨끗할지 몰라도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치 초보’인 윤 후보를 겨냥했지만,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이 후보가 한 발언이라 파장이 컸다. 이 후보는 지난 2004년 5월,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58%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돼 벌금 150만원을 물은 적이 있다.
이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후보 측은 입장문을 내고 ”음주운전 경력자와 초보운전 경력자 중 실수할 위험이 더 많은 사람은 초보운전이라는 취지였다”며 “음주운전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가해 운전자의 운전면허 취득 경과 연수와 사고 건수 및 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해명도 무색해진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1년 미만 초보 운전자가 낸 사고는 5536건으로 사망자가 76명 나왔다. 1년 이상~2년 미만은 4284건이 발생해 43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운전이 숙달된 4년 이상~5년 미만 경력자가 낸 사고는 5147건으로 75명이 숨졌다. 오히려 2년 미만 초보 운전자보다도 사고 건수나 사망자 수가 비슷하거나 더 높다. 심지어 9년 이상~10년 미만은 2만3437건에 무려 299명이 숨졌다.
이처럼 초보 운전자의 사고 건수 및 사망자 수가 숙달된 운전자보다 비슷하거나 적은 이유는 초보 운전자는 자신이 초보인지 알기에 무리한 운전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5년 이상 운전 경력자는 운전 실력을 과신하다 오히려 사고를 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 후보의 ‘음주운전 대 초보운전’ 비교 발언은 명백한 실수로 보인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