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기아차의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반면 르노삼성에게 밀려 2개월째 판매순위 4위로 밀려난 GM대우의 점유율은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3일 국내 완성차 5사의 8월 내수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현대차가 6개월째 50%대의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기아차의 판매가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8월 내수는 5만995대로 전월과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3.3%와 0.6% 소폭 감소했다. 전월에 비해선 영업일수가 모자랐고, 전년동월에 비해선 '기고효과'가 작용했다는 점에서 판매가 견조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의 8월 내수점유율은 51.80%를 기록, 6개월째 절반이 넘는 50%대의 점유율을 자랑했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 빅3 모델이 양호한 판매실적을 보인 가운데 신차 아이써티(i30)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점이 일조했다.
기아차의 경우엔 노사관계가 안정되면서 크게 회복됐다. 8월 판매량 2만3천6대는 파업을 겪었던 전월과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15.0%와 51.3%나 증가했다. 올들어 월간 최대 실적(2만3010대)에 근접할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작년 8월 17.11%는 물론이고 지난 7월 19.73%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23.37%를 기록했다. 모닝과 소형차 프라이드, 대형세단 오피러스의 견조한 판매가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모닝의 경우 전월보다 40.9% 증가한 2천320대가 팔렸다. 프라이드도 25.4% 늘어난 2천381대가 판매됐고, 오피러스는 1천804개가 팔려 고급 대형차시장에서 15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르노삼성은 'SM5 뉴임프레션'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본 지난 7월보다는 판매가 감소했지만 내수시장 3위 자리는 지켰다. 르노삼성의 내수판매는 1만21대로 전월에 비해 16.3% 감소, 시장점율이 지난 7월 12.25%에서 10.18%로 떨어졌다.
쌍용차의 8월 내수는 5천301대로 노조의 ‘옥쇄파업’으로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던 작년 8월에 비해 무려 156.8%가 급증했다. 그러나 영업일수 부족으로 전월에 비해선 8.6%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작년 8월 2.32% 보다는 증가했지만 전월 5.72%보다는 감소했다.
GM대우는 내수부진이 지속됐다. 지난 7월 르노삼성에게 내수시장 3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8월 시장점유율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GM대우의 내수판매량은 9천125대로 1만대를 하회했으며, 내수 점유율도 작년 8월 11.43%는 물론이고 지난 7월 10.31%를 하회하며 9.27%까지 떨어졌다.
지난 7월 일본지진 여파로 부품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마티즈의 판매가 8월엔 전월비 14.9%증가한 4천575대를 기록했지만, 주력 모델인 윈스톰이 2008년형 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월보다 26% 급감하고 토스카마저 전월비 21.3% 감소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GM대우는 내수시장에서 마티즈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와 더불어 윈스톰과 토스카 등 주력 모델의 신차효과 조기 소멸, 경쟁사 대비 부족한 라인업, 홍보전략 부재, 개선되지 않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8월 한달간 수출은 29만 6천976대로 내수판매를 합친 총 판매량은 39만 5천424대로 전월에 비해 1.1% 증가했다.
수출에 힘입어 6ㆍ7월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자동차 판매량이 8월 들어 성장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는 주춤한 반면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동차 업계의 총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하반기에 신차 출시가 집중돼 있고 수출이 여전히 강세이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