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슬로바키아-체코 현지공장이라는 투톱 시스템으로 유럽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현대·기아차는 24일 50만평 부지의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을 가진 데 이어 25일에는 현대차 체코공장 기공식을 연다. 준공식은 현대·기아차의 유럽공략을 위한 신호탄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은 준공식 축사에서 "높은 생산성과 끊임없는 경영 혁신으로 첫해부터 이익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은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의 성과에서 비롯됐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준중형 해치백(트렁크와 뒷문을 동시에 열 수 있는 차량) 신차 씨드를 양산했다. 씨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유럽 전역에서 1만2천대가 팔렸다. 이는 유럽 시장에 선보인 기아차의 15.6%에 해당한다.
배인규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법인장은 "올해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씨드 10만5천대와 다음달 중순부터 생산될 스포티지 유럽형 모델 4만5천대 등 모두 15만대를 생산,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생산규모는 슬로바키아 국내총생산(GDP)의 4.6%로 추정된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또 현지 직원과 부품 업체 등 관련 분야에서 총 8천여명을 고용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기아차 준공의 바통을 이어받아 첫 삽을 뜨는 현대차 체코 노소비체 공장은 2009년에 완공돼 연간 30만대의 유럽전략 차량을 현지에 쏟아낼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2010년에 현대차 62만대, 기아차 60만대 등 총 122만대를 유럽에 수출하게 된다.
배 법인장은 "기아차와 현대차 유럽공장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기아차는 엔진공장을, 현대차는 트랜스미션공장을 증설해 양사가 교차로 이를 이용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공장에 이어 체코공장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하면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장인 유럽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판매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