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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경차 다마스ㆍ라보 내년 생산 중단위기
  • 신제현 기자
  • 등록 2006-10-24 23: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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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기준 충족못해
GM대우의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가 내년부터 생산이 중단되는 단종 위기에 처했다.

국내 유일의 배기량 800cc급 LPG엔진을 사용하는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는 내년부터 엄격해지는 LPG차량의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국내 자동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놓인 것이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 가운데 경상용차를 포함한 경차와 소형화물차는 내년 1월부터, LPG 소형승용차는 내년 7월부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다마스, 라보 등 LPG 경상용차는 내년부터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2.11g/km에서 1.06g/km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기존 0.25g/km에서 0.031g/km로, 탄화수소는 기존 0.078g/km에서 0.025g/km로 대폭 강화된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이같은 배출가스 강화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새로 LPG엔진을 개발해야 하지만, 뒤늦게 경상용차용 신형 LPG엔진 개발에 나선 GM대우가 2008년 8월까지는 맞추기 힘들다고 밝혀, 당장 내년 다마스와 라보 생산은 중단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GM대우는 환경부 등 정부측에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신형 LPG엔진을 개발할 자체기술이 부족하다는 등의 기술적 이유와 유일한 경상용차 판매가 중단됨으로써 서민 자영업자의 생계가 어렵게 되고,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의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경제적 이유를 들어 적용시점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 600만원대인 다마스와 500만원대인 라보는 올해 들어 9월까지도 모두 1만1천572대(다마스 8천663대, 라보 2천909대), 월평균 약 1천280대 가량이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로 서민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GM대우측은 다마스와 라보, 마티즈를 생산하는 창원 공장의 해당 라인 인력이 약 2천200여명에 달하는데, 당장 내년부터 다마스와 라보 생산이 중단되면 일부 생산인력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창원공장 생산직원들과 지역 협력부품업체들은 다마스와 라보에 대한 배출가스 기준적용 시점을 연기해달라고 정부기관에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입장은 단호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당초 2003년말에 이같은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발표하면서 2006년부터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제작업체들의 개발지연 이유를 받아들여 2007년 이후로 1년간 이미 유예까지 해줬다"며 "다른 모든 업체들이 2007년부터 시행되는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는데 약 3년간 노력해서 문제가 없고, 심지어 GM대우도 상용차를 제외한 일반 LPG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을 맞췄는데, 경상용차만 유예해줄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분명 귀책사유가 GM대우에 있다"며 "내부판단 오류로 대응을 잘못한 것에 대해 유예해준다는 것은 정책 신뢰성 확보차원에서라도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GM이 2002년말 허물어진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GM브랜드로 대우차의 수출을 늘려 기업을 정상화하는데 온 힘을 쏟은 가운데 내수를 위한 개발과 투자에 소홀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며 "분명 3년 넘게 준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은 GM대우에 귀착사유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다른 관계자는 "특정 업체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국내 경차 보급률은 약 6%대로 유럽의 30∼40%대보다 훨씬 적다"며 "국내 경차 보급률이 높으면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맞겠지만, 대기오염에 기여하는 비율이 미미하고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 경차를 정부규제로 자꾸 없애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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