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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개인택시 증차 항의 이틀째 계속
  • 교통일보 전국부
  • 등록 2006-07-04 23: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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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 개인택시증차 결정에 항의하는 개인택시 종사자들의 항의가 3일 박성효 대전시장 취임식에 이어 4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이들은 끈질긴 요구 끝에 박성효 시장과 면담을 가졌으나, 뾰족한 대안마련에는 실패했다.

대전지역 개인택시 종사자 200여명은 4일 오전 대전시청에 모여 '개인택시 120대 증차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의 항의는 시청 진입부터 시작됐다. 3일 1천여대의 개인택시가 시청주변 도로를 점거함에 따라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고 경찰은 이날 개인택시의 시청주변 주차를 봉쇄했다.

이에 택시 종사자들은 시청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근처에 주차를 마친 이들은 시청로비에 모여 연좌농성을 벌이면서 관련 담당자의 사과와 시장면담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준언 대전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지난 2003년 대전시가 해마다 80대씩 개인택시를 증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염홍철 시장은 관련단체와 상의 없이 증차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었다"며 "그러던 염 시장이 지난 6월 30일 몰래 증차를 공고하고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대전시는 2004년에 3천만원이나 주고 용역을 실시해 놓고 그 결과는 발표도 하지 않은 채, 2002년 마련한 5개년 계획에 따라 증차를 하기로 어이없는 결정을 했다"며 "그러려면 용역은 왜 했고, 그 결과는 왜 발표하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김 이사장은 또 "현재도 바닥을 기고 있는 우리 개인택시 종사자들을 기어코 밟으려 하는 관련 공무원들을 반드시 우리 앞에 무릎 꿇게 해야 한다"며 시장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시장실에서 택시종사자 대표단과 박성효 시장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먼저 입을 뗀 박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지만 전임 시장이 결정한 사항을 되돌리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법적으로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선거과정에서 공약으로도 개인택시 감축을 내세울 만큼 개인택시 종사자들의 주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택시위원회'등을 구성해 대안을 마련해 보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택시종사자들은 "일을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미안하다', '지난 일은 모르겠다'고 하면 되느냐"며 "전임이든 후임이든 시장이 한 일이니까 시장이 책임지라"고 다그쳤다.

또한 "우리는 증차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고,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된 택시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마련 없이 우선 증차해놓고 보는 식의 행정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번 증차결정을 재검토한 후에 대안마련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법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재검토가 가능한지 따져보겠다"며 "개인택시 신청자들의 접수기간과 실사 후 확정기간까지 몇 달의 시간이 있으니 그때까지 대화로서 문제를 풀어가"고 말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택시종사자들은 "확답을 듣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겠다"며 시장실에서 관련 공무원들과의 면담을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마련에는 실패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는 관련 과장의 '행정실수' 발언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 한 택시종사자가 "시의 공고에는 '이의신청기간'과 '확정발표일자'가 빠져 있다"며 "이는 도둑질 하듯이 너무 서두르다 빼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세종 과장은 "단순한 행정실수 일 뿐"이라며 "시간이 남아 있으니 추후에 공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택시종사자들이 "공무원이 공고를 내면서 실수를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차라리 옷을 벗어라"라며 격한 욕설과 고성을 내뱉어 한때 면담장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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