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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등 불구... 자가용이용 여전한 이유는?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6-06-29 22: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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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량 휘발유사용량 큰 변화없어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서울의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839.17원에 불과했다. 원화가치가 폭락하면서 이듬해 1122.82원으로 껑충 뛰었고, 이후 1천200∼1천300원대를 유지하다 2004년 1천400원대로 올랐다.

지난해는 1478.67원으로 또 한번 뛰었다. 지난달에는 1586.53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연비가 10㎞/ℓ인 차를 2만㎞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97년에는 연간 기름값이 167만원이면 충분했지만 지난해는 295만원이 들었고 올해(5월까지 평균 1천545원 기준)는 309만원으로 치솟았다.

주유소 기름값 사상 최고라는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서울시내 교통정체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실제 교통량과 휘발유 사용량도 큰 변화가 없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97년 -1.3%,98년 -3.9% 등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시내 교통량(119개 지점 기준)은 99년 2.1%, 2001년 1.7%, 2002년 0.5% 등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서울광장, 버스중앙차로제 등 서울시 교통체계가 대폭 개편된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0.4%, 5.9% 감소했지만 지난해는 1일 평균 944만 2천277대로 제자리걸음(-0.01%)이었다.

서울경찰청 교통개선기획실 관계자는 “교통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유가 외에도 대중교통, 경기, 각종 도로공사, 날씨, 주5일제 등 워낙 많기 때문에 원인 분석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의 교통량이 포화상태에 근접해 변화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의 휘발유 소비량도 ‘들쭉날쭉’이다.2003년 4월 91만 6천배럴에서 2004년 4월에는 81만 9천배럴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는 81만 8천배럴이었지만 휘발유가가 ℓ당 122원(1천464원→1천586원)이나 오른 올 4월에는 83만 3천배럴로 다시 늘었다.

택시기사들은 “유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자가용을 두고 다녀 택시경기가 좋아질까 기대했는데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고 말했다.

자가용 운전자들이 기름값에 다소 ‘둔감’한 것은 두바이유가가 98년 배럴당 12.21달러에서 올해 61.13달러로 5배로 오른 반면 서울시내 휘발유가는 같은 기간 ℓ당 1천122원에서 1천545원으로 38%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국내 휘발유가는 공장도가에 교통세(ℓ당 535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4%)가 붙는 데다 부가세(공장도가, 교통세, 교육세, 주행세를 더한 가격의 10%)가 따로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 비중이 60%가 넘는다. 공장도가에서 원유가격이 차지하는 비중도 80%정도여서 실제 국제유가가 휘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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