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시시장에 4파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로체와 토스카가 출시되며 중형 승용차시장에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면 이번에는 택시시장에서 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
그 동안 국내 택시시장은 쏘나타를 앞세운 현대자동차가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확고한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SM5의 르노삼성자동차, 로체와 토스카 택시를 출시한 기아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토스카 질주가 눈에 띈다. 지난 3월 말 첫 택시모델이 출시된 토스카는 4월 총 664대가 판매됐다. 이는 4월 전체 택시 판매량 4천293대 중 15.5%에 달하는 수치로 3위 로체와는 불과 28대 차이다.
특히 토스카 전신인 매그너스 택시 한 달 판매량이 수십 대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토스카 택시를 판매하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 관계자는 "토스카 홍보대사 300명을 선정해 무료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며 "현재 계약 미출고 차량이 750여 대나 밀려 있어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40여 일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체 기세도 만만치 않다.
로체 택시는 올 들어 4월까지 총 2천718대가 팔리며 신차효과 후 판매가 급감한 승용차와는 달리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토스카 택시 출시로 20%를 넘었던 시장점유율이 16%대로 떨어지자 최근 할인폭을 넓히며 고삐를 죄고 있다.
SM5 역시 2위 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 16.7%를 기록했던 SM5 택시는 올 들어 월 평균 800여 대 팔리며 지난달 21.6%까지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르노삼성은 앞으로도 잔고장이 없고 튼튼한 SM5 이미지를 적극 알리며 로체와 토스카 추격을 따돌린다는 구상이다.
반면 현대차는 울상이다. 경쟁업체의 신차 출시와 가격공세 속에 한때 70%를 넘었던 시장점유율은 지난 3월 50%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과 정몽구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사상 최저 점유율인 46.8%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일 거리를 누비는 택시는 승용차에 비해 광고효과가 크다"며 "또 택시운전사들이 잠재 고객인 승객들에게 '구전마케팅'을 펼치는 만큼 완성차업체들에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