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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와 ‘벤티’, 불법과 합법의 차이
  • 이명철 기자
  • 등록 2020-01-27 19: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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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티, 법 지키니 기사 확보 어려워…타다는 파견법 위반 논란 속 기사 넘쳐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형택시 벤티(Venti)’가 시범서비스를 개시했으나 비슷한 서비스인 타다에 비해 거리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서비스 기간이나 운행대수를 감안할 때 아직 평가가 이르다는 얘기도 있으나 업계에서는 불법과 합법의 차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27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니발·스타렉스 등 11인승 승합차 100여대로 지난 1211일부터 서울 지역에서 벤티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기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가동률은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 인수한 택시업체인 진화택시는 시범서비스를 위해 기존 중형택시 인가를 취소하고 대형승합택시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100여대 벤티 차량들은 모두 진화택시 소속이다.


벤티는 타다가 택시면허권 없이 사실상 택시영업을 하며 불법 논란을 빚던 시기에 법인택시 인수를 통해 기존 택시면허체계를 준수하고 가맹형태로 서비스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타다와 달리 서울 시내에서 벤티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눈에 띄기에 적은 규모이기도 하지만 차량을 운행할 기사가 부족해 현재 시범대수인 100여대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에서는 벤티 기사에게 요구되는 서비스 교육 이수와 급여체계 등을 기사 부족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벤티 지원자들은 택시운전자격이 있어야 하고 12일간 서비스 매너, 플랫폼 사용법 등을 집중교육 받아야 한다.

 

급여도 일반 택시와는 다른 완전 월급제다. 하루 10시간 근무(배차, 휴게시간 포함) 기준으로 월 260여만원 수준인데 일반택시에 비해 결코 많은 편이라 할 수 없다. 또 일반택시처럼 승객을 태울 수 없고 앱을 통해 배차를 받아야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타렉스처럼 대형차량을 운행해야 한다는 것도 기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비해 타다 기사는 택시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택시자격시험과 운전정밀검사에 합격하거나 벤티처럼 12일간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고, 일하는 시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타다가 기사 확보에 별 어려움을 겪지 않는 이유다.


타다 기사들의 고용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인력공급업체가 고용해 타다에 파견하는 파견노동자. 파견노동자는 4대보험·퇴직금·유급휴가·연장근로수당 등이 보장되며 주로 평일 낮에 근무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직업소개소 등을 통해 알선된 프리랜서 형태의 개인사업자. 개인사업자는 하루 단위로 일하며 일당을 받는다. 4대보험이 보장되지 않으며 퇴직금·초과근로수당 등도 없다.


타다는 파견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1만명 정도를 타다 드라이버로 투입해 1500여대를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타다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택시업계의 진정을 받고 현재 조사 중이다. 현행 파견법 시행령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파견업무를 금지하고 있다.


타다와 벤티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택시면허여부로 불법과 합법의 차이다. 타다와 차별화된 대형택시 서비스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수개월간에 거쳐 택시면허권 및 차량 확보, 서울시와 요금 합의 등을 이뤄냈다. 타다는 이런 까다로운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벤티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벤티가 플랫폼 업체와 택시업계가 상생 협력한 좋은 선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정작 차량을 운행할 기사들이 부족한 형편이라 현재로선 정식 서비스를 기약할 수 없는 처지다.


택시업계에서는 택시 서비스의 주체는 당연히 운전기사라며 드라이버(운전기사)가 없으면 모든 게 ’”이라고 강조한다. A 택시업체 사장은 타다와 벤티 양쪽의 기사 수급상황을 보면 불법과 합법, 규제의 대상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차이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벤티가 이처럼 불법 논란을 빚고 있는 타다에 비해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택시업계의 또 다른 특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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