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업용화물차 운전자 연령이 매년 높아지는 이유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9-22 16:57:15

기사수정
  • 시장진입 비용 높고, 열악한 근무환경 비해 수익성 낮아


▲ 사업용 화물차 운전자 연령 추이. 한국교통연구원.



사업용화물차 운전자의 평균연령은 54세다(한국교통연구원 2017년 조사). 이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통계에 나타난 국내 상용근로자 평균연령 41.6세에 비해 매우 높은 나이다.


일반화물차 운전자의 나이가 평균보다 낮고, 개별·용달은 평균보다 높다. 특히 용달화물차 운전자는 2015년부터 60세를 넘었다. 실제 현장에서도 청년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연령이 높은 이유는 20~30대 젊은 연령층의 유입 자체가 거의 없고, 신규인력이 유입되더라도 대부분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다.


젊은 층의 유입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은 비교적 높은 시장진입 비용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일반화물차주가 일시불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 평균 선급금(차량구입금액)6692만원으로 신차는 1833만원, 중고차는 5263만원이었다. 여기에 영업용 번호판 프리미엄 가격 2000~3000만 원을 더해야 한다.


대부분 화물차 운전자들은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 기본적인 신용만 갖추고 있다면 내 사업에 도전할 수 있지만, 자기 자본 비율이 너무 낮은 상태로 진입하기엔 대출금 상환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운송수입을 올리기 위한 무리한 과속·과적 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열악한 근무환경 대비 낮은 수익성도 젊은 층이 화물운송업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 비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많지는 않다. 근본적으로 지금의 운송료가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40~50대에 처음 화물차 운전자로 전직을 결심한 사람들 중엔 퇴직이나 또는 다른 사업을 하다가 경제적 사정으로 화물운송업에 진입한 사례가 많다. 지금도 사회 전반적으로 화물차 운송업이 몸은 힘들지만 돈벌이는 좋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하지만 화물차 운전자들의 기대만큼 수입은 높지 않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2017 화물운송동향에 따르면, 2017년도 기준 일반화물차주의 월평균 총 운송수입(총 매출액)은 평균 879만원이다. 전년과 비교할 때 카고형 차량을 제외한 전 차종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전망도 그렇게 밝지않다.


화물차 운전은 승용차보다 더 많은 주의력이 필요해 체력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운전자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화물차 운송 업무는 세대별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인다.


장거리 운전일수록 체력 소모가 크기에 서울~부산과 같은 장거리 운행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비율이 높고, 시내에서 당일에 이루어지는 단거리 운송은 비교적 나이가 많은 운전자들이 선호한다.




국내 화물차 운전자의 일평균 근로시간은 13시간으로 비교적 긴 편이다(한국교통연구원 2018년말 기준). 이 시간은 순수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는시간을 가리키지만은 않는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 특성상 한 번의 운송에 8시간, 10시간 내내 운전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목적지에 간 이후 다시 출발지로 돌아올 때에 공차로 인한 손해를 피하기 위해 화물을 싣게 되면서 돌아오는 주문을 기다리는 대기시간과 추가 근로시간이 더해져 일일 근로시간이 증가하게 된다.


보통 운전자들은 차에서 대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온전히 피로를 풀 수 있는 환경이라 말하기 어렵고, 운행 횟수가 늘어날수록 작업 피로는 쌓이게 된다.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피로 누적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에 화물차 운전자들은 나이가 들면 단거리 운송시장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얼핏 생각하면 화물차 운전은 체력적으로 강한 20~30대가 유리할 것 같지만, 막상 현장에선 젊은 사람들 중엔 운송에 대한 경력이 짧고 큰 차를 운전하는 요령이 부족해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6개월~1년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선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화물차 운전자의 나이대를 50대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높다.


실제로 40~50대는 이미 사회 경험과 운전 노하우가 있고,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화물운송 업계에선 일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 일에 대한 욕심도 많고 업무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


화물차 운전자의 연령이 매년 높아지면서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개인사업자의 비율이 높은 화물운송 특성 상 은퇴 시기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므로 고령 화물차 운전자의 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금 당장 화물차 운전자의 고령화에만 주목하기보다는 열악한 근무환경, 화물차운송업의 낮은 수익 구조와 업무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설득력있게 들린다.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제21회 자동차의 날,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도 다짐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기업 임직원 등 자동차업계 관계자 300여 명과 강경성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1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를 9일 서울 JW메리어트에서 개최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024. 5. 9(목) 14:30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2. 대구교통공사 등 3곳 철도안전관리 '최우수'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1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이하 철도운영자등)를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한 ‘2023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교통공사올해 21개 철도운영자등의 수준평가 결과, 평균점수는 85.04점을 기록하여 작년(86.74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5개년 평균(83.39점) ...
  3. ‘한강 리버버스’ 명칭 공모…13일~22일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 서울시가 전 국민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오는 10월 한강에 선보이는 수상 교통수단 ‘한강 리버버스’의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 서울시는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시한다. 서울시는 이달 13일(월)부터 22일(수)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
  4. 5월 20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자동차 불법 튜닝, 불법명의, 무단방치 등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질서있고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5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한 달간) 경찰청,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을 실시한다. 불법자동차 단속 자료사진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 불법명의(일명 대포차), 무단방치 등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자동차이다. 특히 이륜
  5.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고령자·이륜차·화물차 안전 강화 중점 4개 분야 35개 과제 추진 부산미래혁신회의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시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 교통사고 취약 분야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16일 오전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
  6. 日혼다, 전기차·소프트웨어 투자 2배로 늘린다…"87조원 투입"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2030년까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10조엔(약 87조원)을 투자한다고 16일 밝혔다.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개최한 설명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혼다는 지금까지 전기차 등에 5조엔(약 43조5천억원)을 투자할 방...
  7. 광주시 "택시부제 재도입 추진"…국토교통부에 심의 신청 광주시가 택시부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광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16일 택시부제를 다시 도입하려고 최근 국토교통부 택시정책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다.국토교통부는 2022년 11월 특광역시를 포함한 33개 지자체를 택시 승차난 발생지역으로 보고 택시부제를 해제했다.법인 택시 업계는 그동안 부제 해제로 택시가 과.
  8. 구로구,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 실시 구로구가 11월 8일까지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2024년 찾아가는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에서 교육을 듣고 있다.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자전거 교통안전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대상은 어린이집, 유치
  9.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 나서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가 지난 8일 화치동 산단주유소 삼거리에서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에 나섰다.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가 지난 8일 화치동 산단주유소 삼거리에서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을 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역교통안전협의체’는 시 교통과, 여수경찰서,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 등 교통
  10. 현대모비스, 전국 초등학생 대상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 제공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교육지원청 산하의 250여 개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교육지원청 산하의 250여 개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그 동안 현대모비스는 공모를 통해 선발한 개별 초등학교를 찾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