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카풀 ‘소멸’ 전망…택시월급제는 잘될까 의문
  • 이명철 기자
  • 등록 2019-08-03 22:23:27

기사수정
  • 여객운수사업법·택시발전법 개정안 국회 통과


▲ 국회 본회의 모습.


출퇴근 시간대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과 법인택시 완전월급제 시행을 골자로 하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 오후 68시에 경로가 비슷한 경우에 카풀 영업을 허용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종전의 애매한 법조문을 정비해 구체적 시간을 명시했다. 카풀 업체들은 개정안에 명시된 시간 내에선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실제 영업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평일 출퇴근 2시간씩, 경로가 비슷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카풀로는 마땅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풀 갈등의 당사자였던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향후 카풀 영업을 재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난 3월 카풀·택시 대타협에서 카풀을 포기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카카오는 대신 플랫폼 택시를 얻었다. 카풀 서비스를 출시했던 풀러스 등도 사업성이 없어 사업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법인택시의 사납금 제도를 없애고 완전월급제를 시행하는 내용이다. 전액관리제를 202011일 시행하고 완전월급제는 우선 서울시에서 202111일 시작한다. 다른 시·도는 5년 이내에 국토부 장관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도입한다.


개정안대로라면 택시업계의 경영환경과 노사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완전월급제 도입에 따라 택시 기사의 열악한 처우와 승차거부, 불친절 등 택시서비스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관행으로 굳어온 사납금제가 폐지되고, 전액관리제와 완전월급제가 제대로 잘될지는 의문이다. 전액관리제는 19979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며 3년간 유예를 거쳐 20009월부터 시행됐으나 택시회사는 물론 기사들도 이 제도를 외면하는 바람에 20년 가깝게 사문화됐다.


이런 이유는 노사 모두에게 실익이 없어서다. 법에는 운송수입금의 수납과 납부만을 명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시행내용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회사들은 성과급 월급제로 운영한다.


사납금제는 정해진 금액을 입금시키고 나머지를 다 갖고 갈 수 있으나 전액관리제, 즉 성과급 월급제는 입금액 기준을 넘은 금액에 대해서는 회사와 다시 분배한다(기사와 회사가 보통 64).


이 점이 기사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다. 사납금만 입금시키면 나머지를 다 갖고 갈수 있는데 왜 애써서 번 돈을 40%나 회사에 주느냐는 것이다. 또 월급을 더 받으면 갑근세를 비롯해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이른바 4대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며 싫어하는 기사들이 많다.


회사 역시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 매출이 그대로 드러나고 4대 보험 부담액도 많아지는 등 여러 가지가 껄끄러워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다. 결국 회사와 기사들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면서 전액관리제는 그동안 물거품이 된 것이다.


전액관리제를 위반하면 회사는 물론 기사도 처벌을 받는다. 전국 택시회사 중 1%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처벌을 받은 회사는 실상에 비해 극소수이다. 운전기사는 아예 없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현실적으로 민원이 제기되는 사업장만 조사할 뿐이다.


특히 법에는 수납과 납부 규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시행내용이 없어 지방자치단체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택시회사에 과태료 처분을 내려도 회사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무효가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전액관리제의 구체적 시행을 위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정안에 규정된 완전월급제는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주 40시간 이상 근로를 기본으로 해 기사들의 최소 수입을 보장하도록 했다. 하지만 임금 산정 기준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아 월급을 얼마로 할 것인가가 앞으로 큰 쟁점이다.


완전 월급제가 되면 사납금 압박에서 해방될까? 택시기사의 월급은 얼마가 적정한 것일까? 택시회사는 기사의 생활급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의 월급을 줄 수는 있는 것일까?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사납금이 폐지된다고 해도 하루에 얼마 벌어오지 못하면 월급서 삭감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들 법안은 지난 3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그동안 어렵게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아직 미완성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프로필이미지

이명철 기자 다른 기사 보기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제21회 자동차의 날,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도 다짐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기업 임직원 등 자동차업계 관계자 300여 명과 강경성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1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를 9일 서울 JW메리어트에서 개최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024. 5. 9(목) 14:30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2. 5월 20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자동차 불법 튜닝, 불법명의, 무단방치 등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질서있고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5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한 달간) 경찰청,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을 실시한다. 불법자동차 단속 자료사진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 불법명의(일명 대포차), 무단방치 등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자동차이다. 특히 이륜
  3. 대구교통공사 등 3곳 철도안전관리 '최우수'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1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이하 철도운영자등)를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한 ‘2023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교통공사올해 21개 철도운영자등의 수준평가 결과, 평균점수는 85.04점을 기록하여 작년(86.74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5개년 평균(83.39점) ...
  4. ‘한강 리버버스’ 명칭 공모…13일~22일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 서울시가 전 국민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오는 10월 한강에 선보이는 수상 교통수단 ‘한강 리버버스’의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 서울시는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시한다. 서울시는 이달 13일(월)부터 22일(수)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
  5. 광주시 "택시부제 재도입 추진"…국토교통부에 심의 신청 광주시가 택시부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광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16일 택시부제를 다시 도입하려고 최근 국토교통부 택시정책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다.국토교통부는 2022년 11월 특광역시를 포함한 33개 지자체를 택시 승차난 발생지역으로 보고 택시부제를 해제했다.법인 택시 업계는 그동안 부제 해제로 택시가 과.
  6.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고령자·이륜차·화물차 안전 강화 중점 4개 분야 35개 과제 추진 부산미래혁신회의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시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 교통사고 취약 분야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16일 오전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
  7. 구로구,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 실시 구로구가 11월 8일까지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2024년 찾아가는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에서 교육을 듣고 있다.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자전거 교통안전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대상은 어린이집, 유치
  8. 인천시, 남동택시쉼터 환경개선 완료 인천광역시는 택시운수종사자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남동택시쉼터의 환경을 개선하고 전기 충전기 설치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남동택시쉼터개소한 지 10년 이상 돼 노후된 남동택시쉼터 내부를 리모델링해 1층에는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쉴 수 있는 카페 공간을 조성하고, 2층에는 장시간 운전으
  9. 현대모비스, 전국 초등학생 대상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 제공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교육지원청 산하의 250여 개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교육지원청 산하의 250여 개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그 동안 현대모비스는 공모를 통해 선발한 개별 초등학교를 찾아
  10.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 나서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가 지난 8일 화치동 산단주유소 삼거리에서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에 나섰다.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가 지난 8일 화치동 산단주유소 삼거리에서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을 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역교통안전협의체’는 시 교통과, 여수경찰서,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 등 교통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