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차선'과 '차로' 구별해 쓰자
  • 국정넷포터 윤재열
  • 등록 2005-12-19 23:04:10

기사수정
차선과 차로를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먼저 도로교통법을 살펴보면 ‘차선(車線)’은 ‘차로와 차로를 구분하기 위하여 그 경계 지점을 안전표지에 의하여 표시한 선을 말한다.

그리고 ‘차로(車路)'는‘차마가 한 줄로 도로의 정하여진 부분을 통행하도록 차선에 의하여 구분되는 차도의 부분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국어사전에도 ‘차선’은 ‘자동차 도로에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이고, ‘차로’(이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찻길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음)는 ‘사람이 다니는 길 따위와 구분하여 자동차만 다니게 한 길’이라고 정의하여, 의미를 구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차가 달리는 길이 ‘차로’이고, 차로와 차로를 구분하느라 그은 선이 바로 ‘차선’이다. 따라서 도로공사 등으로 차로가 줄어 들 때 ‘차선 감소’ 안내문을 걸어놓은 것을 보았는데, 이는 ‘차로 감소’가 정확한 표현이다. ‘버스 전용 차선제’도 ‘버스 전용 차로제’라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차로 감소’로 인해, 차가 꼼짝하지 않는 교통 상황을 두고, ‘차가 막혀서 교통 혼잡이 심했다’고 말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것이다. 막히는 것은 차가 아니라 길이다. ‘길이 막혀서 ……’라고 해야 한다.

급기야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동차가 차선을 지키며 달리는 차들 사이로 무리하게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끼여들기’라고 잘못 표기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좁은 틈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는 일은 ‘끼어들기’가 맞는 말이다. 어떤 일에 아는 체하거나, 간섭하여 나서거나 참견하는 경우도 ‘끼어들다’라고 한다. 이유 없이 ‘끼여들다/끼여들기’ 등으로 써서는 안 된다.

'인터체인지(interchange)’에 대해서도 언급해 보자. 인터체인지의 사전적 의미는 ‘도로나 철도 따위에서 사고를 방지하고 교통이 지체되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교차하는 부분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신호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한 곳’이다. 흔히 아이씨(IC)라고도 하는데,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입체 교차로’로 순화해서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입체 교차로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모두가 ‘나들목’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러나 국립국어연구원 발행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들목’이 올라 있지 않다.

아마도 사전 편찬 당시(1999년)에는 이 단어가 보편화되지 않아서 그런 듯하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매년 ‘신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2002년 보고서에 ‘나들목’을 올려놓고 있다. ‘신어 보고서’의 단어도 표준어 심의위원회에서 채택이 되어야 사전에 오르는데, ‘나들목’의 경우는 이미 널리 쓰고 있으니 머지않아 사전에 등재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오히려 언중의 선견지명이 있는 국어 순화운동이 언어 정책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오래 전에 일본식 한자어인 ‘노견’이 자연스럽게 쓰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방송과 언론 등에서 우리말 표현인 ‘갓길’로 고쳐 쓰자고 하자,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갓길’로 쓰고 있다. ‘고수부지’도 많이 쓰다가 ‘둔치’로 고쳐 사용하면서 이제는 제대로 정착됐다. 이는 우리 국민이 문맹률이 낮고, 교육 수준도 높기 때문에 얻은 결과이다.

언어 규범의 통일과 전파는 학교 등의 공교육 기관을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일상적으로 늘 접하는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을 이용해서도 가능하다. 최근 신문과 방송은 이념의 편중과 선정성 시비로 국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 기회에 국어순화 운동에 앞장서서 공익적 역할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필이미지

국정넷포터 윤재열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본격 시동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시민들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4년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본격 시동시는 사업 시행을 위한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 조례` 안이 이번 달 18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7월 중 공포하고 8월부
  2. KG 모빌리티, 뉴질랜드 및 파라과이 등 글로벌시장 공략 박차 KG 모빌리티(KGM)는 뉴질랜드와 파라과이 등 아.태.중남미 시장에서의 신차 론칭과 함께 현지 마케팅 강화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GM은 지난 12일부터 15일(현지시간)까지 뉴질랜드 해밀턴(New Zealand Hamilton) 인근 미스터리 크리크(Mystery Creek)에서 열린 뉴질랜드 최대 농업박람회(New Zealand National Fieldays)에 참가해...
  3. `서울역 일대` 교통‧문화 중심지이자 매력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민, 국내․외 관광객 등 하루 평균 30만 명 이상이 오가는 서울의 대표 관문 ‘서울역 일대’가 매력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서울역을 ‘광화문~용산~한강’ 국가상징축을 잇는 교통․문화허브이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중심 공간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역 일대 자료사진 서울시는 ‘서
  4. 도봉구,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주차난, 주민민원 한 번에 해결 도봉구가 국철고가 도봉역 하부(도봉동 59-1)에 총 34면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국철고가 도봉역 하부 공영주차장(도봉동 59-1)구는 중고차매매상사의 점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해당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이번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고가 하부의 어두...
  5.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지역 맞춤형 밀착 컨설팅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인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 밀착 컨설팅’에 나선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인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 밀착 컨설팅`에 나선다.국토교통부는 지난달 8일 ‘사업제안 가이...
  6. 생명 위협하는 ‘도로 위 흉기’, 국민권익위에 신고하세요 최근 발생한 화물자동차 관련 사망사고와 도심 심야폭주 등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1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화물차 · 이륜차의 불법개조와 난폭운전 등 도로 위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7. 시흥시, 오이도역 환승센터 보행환경 개선 추진 완료 시흥시(시장 임병택)는 올해 총예산 2억 3천만 원을 투입해 대중교통 이용 수요가 많은 `오이도역 버스 정류소`의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완료했다.  시흥시, 오이도역 환승센터 보행환경 개선 추진 완료`오이도역 버스 정류소`는 연간 100만 명의 이용객이 이용하는데, 정류소 내 보도폭이 매우 좁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큰 편이라 보
  8. 현대로템, 우즈벡에 K-고속철 사상 첫 수출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철도청(UTYㆍUzbekistan Tem...
  9. 인천 부평구,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추진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추진한다.대상지는 굴다리오거리, 부평구청사거리, 십정사거리 등 3개소의 교통사고 다발지점이다. 이들 대상지는 최근 3년간 모두 143건(굴다리오
  10. 기아·포르쉐 등 총 6개사 17개 차종 3만6897대 리콜 국토교통부는 기아, 포르쉐코리아,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지엠, 현대자동차에서 제작 또는 수입·판매한 17개 차종 3만6897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되어 자발적으로 시정조치(리콜) 한다고 밝혔다.  기아 포르테 19,291대는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내구성 부족으로 6월 12일부터 시정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 포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