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사장 전격교체...최형탁 상무, 대행에 선임
쌍용자동차 소진관 사장의 교체를 놓고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그룹과 쌍용차 노조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소진관 사장을 해임하고 올해 초에 상무로 승진한 최형탁 상품개발본부장(48)을 사장대행으로 전격 발탁했다. 상하이자동차 쪽은 특히 부사장과 전무 6명 등 기존 경영진을 제치고 파격적으로 1년차 상무를 신임 사장 직무대행에 임명함으로써 쌍용차 임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인사조치라는 게 상하이자동차 쪽의 설명이지만, 업계에선 소 전 사장이 상하이자동차에 투자약속 이행 및 기술이전 시 로열티 지급 등을 요구하다 경질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노조가 "소 사장의 경질은 향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사태 전개 과정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상차이차쪽 이사들의 이번 조처는 소 사장 뿐만 아니라 다른 고위경영진까지 대폭 물갈이 한 다음 핵심기술을 마음대로 빼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이는 지난해 10월 인수협상 때 노조와 맺은 특별단체협약을 정면으로 위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직전에 노조에 약속한 특별단체협약에는 고용과 경영권 보장,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등이 들어있다. 쌍용차 노조는 이런 특별단협 위반을 이유로 이번주 초 대의원대회를 거쳐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하이차는 오는 2008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투자가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노조는 상하이차가 오는 2007년 말께 쌍용차와의 중국 합작공장에서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생산키로 한 'S-100 프로젝트'를 주목하고 있다.
노조는 상하이차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쌍용차의 앞선 기술을 이전받은 뒤 재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에 대규모 공장 신설로 인한 국내 공장의 축소와 인력감축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장 교체도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내세워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노조 관계자는 "임기가 남아있는 사장을 해고하겠다는 것은 일반조합원까지도 해고할 수 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시민홍보전과 상급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형탁 신임 쌍용차 사장대행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승용설계실장, 기술개발담당 이사, 제품개발센터장을 거치면서 쌍용차가 지금까지 내놓은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개발의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