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강간 전과자 등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들을 택시운전 기사로 고용한 업체 및 브로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브로커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무자격 택시 운전자들을 간접 고용한 오모씨(65) 등 운수업체 관계자 8명과 유모씨(53) 등 브로커 14명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오모씨 등 택시업체 4곳은 2005년~2006년 6월까지 유씨 등과 도급 계약을 맺고 인적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브로커를 시켜 기사 196명을 간접 채용해 도급 택시 97대를 운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택시업체 측은 브로커로부터 택시 1대당 180~280만원 상당을 받고 택시를 빌려 주거나 도급 기사들이 벌어 온 일당을 직접 받아 계약금만을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들은 해당 업체 또는 다른 택시업체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운수업체와의 친분 등을 내세워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인들의 소개나 생활정보지를 통해 고용한 도급 기사들로부터는 매일 11~13만원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브로커들은 사채업을 같이 운영하고 있어 채무자들을 도급 기사로 고용해 매일 번 돈을 '일수'로 대신하기도 했다.
업체들은 최근 불어 닥친 운수업계의 불황과 택시기사 자격 요건 강화 등으로 자격을 갖춘 택시기사들을 고용하지 못해 휴차(休車)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07년 도급 기사가 여성 승객을 납치ㆍ살해한 사건이 벌어지자 택시 업체에 대해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택시 업체를 관리하는 서울시 등 지자체도 도급 업체를 감차처분, 과징금 등 조처로 단속하지만, 연루 회사들이 행정소송으로 맞서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급 기사들은 그날 영업한 금액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에 과속, 신호 위반 등이 자행될 수 있다"며 "또 교통사고가 자면 자비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고 피해자와의 보상 합의가 원만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도급 관행은 성범죄와 강도 전과자 등의 2년 내 취업을 막는 최소한의 법적 요건(여운법 24조)도 무시함으로써 각종 택시 범죄를 부추기고 차량 사고를 늘릴 개연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살인, 강도, 절도, 성폭행 등 혐의로 실형을 받을 경우 2년간 택시기사를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