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아시아·중동 시장의 동반 부진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든 60.5억 달러에 그쳤다.
수출을 앞두고 완성차들이 항구 야적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19일 공개한 ‘2026년 9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수출 대수 기준으로는 23만7443대로 전년 동월 대비 4.1% 늘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오히려 5.5% 줄었다. 올해 1~9월 누계 수출액도 전년 동기보다 3.7% 감소한 520억65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지역별 수출 흐름은 크게 엇갈렸다. 핵심 시장인 북미(30억7200만 달러)와 유럽연합(11억500만 달러)에서는 각각 9.2%, 15.3% 성장했다. 반면 아시아는 3억2900만 달러로 무려 60.0% 급감했고, 중동도 3억5400만 달러로 7.1% 뒷걸음질 치면서 전체 수출액 감소를 이끌었다.
대수와 금액 간 괴리의 핵심에는 중고차 수출 급락이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의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중고차 수출이 크게 꺾였고, 이것이 신차 수출 대수 증가분을 상쇄한 것으로 산업부는 판단했다.
친환경차 수출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성적표 속에서 빛을 발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모두 수출이 늘어나면서 친환경차 수출액은 28억93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5.9% 올랐다. 수출 대수도 9만8803대로 9.2%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6만6516대(+15.0%)로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내수는 13만5396대로 14.3% 줄었다. 추석 연휴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9월로 앞당겨지면서 평균 영업일수가 3일 감소했고, 신차 출시를 앞두고 구매를 미루는 대기 수요까지 형성됐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면서 판매 둔화가 겹치는 삼중고가 내수를 짓눌렀다.
그럼에도 친환경차는 내수 시장에서 7만9665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의 약 59%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보다 4.4% 줄었지만, 내수 절반을 훌쩍 넘는 비중을 유지하는 흐름은 이어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현대차가 4만9022대로 전년 동월보다 25.7% 감소했고, 기아도 4만5963대로 6.6% 줄었다. 반면 테슬라는 1만2372대로 36.4% 늘며 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 BYD는 261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6.3% 급증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올해 1~9월 누계 판매는 2만137대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578.7% 폭증했다.
생산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생산량은 34만661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7% 늘었다. 주요 완성차사의 임금 협상 타결로 밀렸던 물량을 만회한 데다, 일부 업체에서는 전년도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산업부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경쟁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보고,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자동차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지원 방안을 적극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