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이냐 불법이냐 여전히 논란>
병원 간 과다경쟁을 야기한다는 이유 등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금지해 온 종합병원의 셔틀버스 운행이 몇 년 전부터 조용히 재개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앙대학병원이 올 연말을 목표로 셔틀버스 운행을 추진 중이고, 서울대병원이 수탁운영 중인 보라매병원은 셔틀버스 운행의 의료법 위반 여부 등을 놓고 내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등 유명 종합병원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가까운 지하철역과 병원 등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의 경우 구간별로 5개 노선을 두고 20분에서 최대 1시간 간격으로 약 70개 정거장을 운행하는 등 무료로 운행한다는 것만 빼면 거의 마을버스처럼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3년 7월부터 바뀐 의료법에 따라 병원 셔틀버스 운행을 환자 유인행위로 간주해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벌칙조항도 두고 있다. 여기에는 2001년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금지 조치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과 뒤이은 병원-약국 간 셔틀버스 운행 규제에 대한 헌재 합헌 결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자의 경제사정 등 ‘특정한 사정’이 있어서 관할 지자체장의 사전승인을 받을 경우에는 예외로 했다. 문제는 바로 이 특정한 사정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2003년 ‘경제적 사정 등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사전승인 기준’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동일지역 안에 경쟁관계에 있는 의료기관이 없고, 대중교통편이 아예 없거나 1일 8회 이하인 지역의 거주민을 위해 운영할 경우를 특정한 사정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운행하는 셔틀버스 역시 허용하고 있다. 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농어촌 등 일부 의료취약지역을 제외하고는 병원 셔틀버스가 운행할 수 있는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 셔틀버스를 운영 중인 병원들의 경우 법적 잣대에다 지역마다 특정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지자체에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병원들은 저마다 ‘특정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관할 구청의 승인과 복지부(또는 보건소)의 의견 조회를 거쳐 셔틀버스를 운행 중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은 병원에서 인근 대중교통편까지 이동하는데 거리가 멀고 별도의 교통편이 없다는 환자와 가족들의 불만에 따라 병원에서 올림픽대교 남단 4거리까지 10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의료법 개정에 따라 2004년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다가 환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강남구청의 승인을 받아 2005년 운행을 재개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병원의 이용자를 위해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학교, 학원, 유치원, 예술·문화·체육시설과 마찬가지로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