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받고 일반 택시의 영업을 방해한 콜밴(화물 운송용 택시) 운전자들은 '본방'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반 택시들이 영업하지 못하도록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모(49)씨 등 콜밴 운전자 18명을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본방’으로 불리는 조직을 만들어 호객행위를 하는 구역을 나누고 조직원들로부터 매달 수십만원씩을 상납받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본방’ 조직원들이 주로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외국 항공편이 주로 들어오는 입국장 이(E)·에프(F) 출구 앞에서 외국인만을 유인해 서너 배의 바가지요금을 씌웠다고 밝혔다. 일반 택시 요금은 인천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4만원, 콜밴은 7만원대지만 이들은 15만원 안팎을 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구역에서 일반 택시나 다른 회사 콜밴이 영업을 하면 조직원들을 동원해 택시기사들을 폭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 5월에는 본방 소속이 아닌 택시기사가 이들한테 두들겨 맞아 전치 4주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 등 본방 조직원 상당수가 공항 내 폭행 문제로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바가지를 씌운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본방’이 김포공항 시절부터 있었으며,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 고스란히 옮겨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20명 정도씩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있으며,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오는 오후 시간에는 서열이 높은 조직원들이 공항 건물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본방 외에 ‘ㅈ콜밴’과 ‘ㅋ콜밴’도 외관상으로는 콜밴 회사지만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울 때는 본방과 서로 협업관계에 있다”며 “ㅈ콜밴이나 ㅋ콜밴에서 일하던 사람이 본방으로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본방 소속은 공항 건물 안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ㅈ사 소속 40여명은 공항 건물 바로 앞 인도, ㅋ사 소속 70명은 택시 승강장 주변 등 도로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등 구역을 나눠 활동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조직원들이 본방의 경우 매달 35만원, ㅈ사 등은 20만원을 정씨에게 상납해 왔다”며 “이들은 ‘회비’라고 말하지만 계좌 추적을 해보니 ㅈ사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낸 돈이 회사 사장을 거쳐 정씨한테 들어간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ㅈ콜밴과 ㅋ콜밴 관계자는 “본방은 모르는 일”이라며 “다만 일부 회원들이 호객행위를 한 것 같은데, 우리가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말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