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단속에 나서다 보면 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은 운전자를 자주 보게 된다. 실제로 위반 행위를 단속한 후 운전자에게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면 어떤 이는 집에 두고 안가져 왔다느니 또 어떤 이는 경찰서에 맡겨 두었는데 아직껏 찾아오지 못했다느니 하는 제각각의 이유를 말한다.
운전을 하면서 면허증을 휴대하지 않을 경우는 도로교통법상 단속대상이 된다. 그러나 면허증 휴대의무위반의 범칙금 3만 원을 차치하고라도 운전면허증에는 소중한 개인정보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가끔씩 관내에 거주하는 주민의 운전면허증을 가정까지 직접 가져다 준 적이 있다. 신규발급이나 갱신때 사정이 생겨 경찰서까지 찾으러 가지 못하는 주민의 부탁이 있을 경우 일선 지구대를 통해 운전면허증을 본인에게 교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운전면허증은 특정인에 대해 운전을 면허해 주는 증명의 기능 외에도 현실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알리는 신분증으로도 사용된다. 운전면허증에는 사진과 이름은 물론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까지 상세히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경찰청장 명의로 되어 있어 각급 관공서에서 서류를 발급받을 때에도 주민등록증과 동일하게 신청인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다.
이토록 개인의 소중한 정보가 들어 있는 운전면허증이 각 경찰서 민원실마다 넘쳐나고 있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면허증들이다. 경찰에서는 면허증 교부를 위해 문자메시지를 전송한다거나 필자의 경우와 같이 경찰관이 가정에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작 본인의 무관심 앞에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또한 간과해선 안될 점은 운전면허증에 적혀 있는 적성검사 기간이다. 음주운전을 했다거나 중대한 교통사고를 야기하거나 법규위반 벌점이 누적되어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적성검사를 받지 않아 면허가 취소된다는 것은 운전자의 무관심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광주ㆍ전남지역에서 적성검사 미필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는 지난해 1500여 명인데 반해 올 들어 11월까지 1700여 명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이는 전체 면허 취소자의 10%에 이르는 엄청난 수치이다.
경기 침체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와중에 주소지로 우송되어 오는 적성검사 안내 통지문을 받아보지 못한 경우와 여성의 경우 실제 운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허증을 장롱 안에 보관하는 사이 검사기간이 경과한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어렵사리 시험에 통과하고 당당히 취득한 운전면허증에 자신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면 이 같은 실수는 없을 듯 싶다. 운전면허증이 지갑 등에 안전하게 잘 보관되어 있는지, 적성검사 기간이 다가오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세심히 확인하길 바란다.
<필자 조진우 씨>는 현재 전남 순천경찰서에 근무하고 있으며 2005년 모범공무원으로 선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일상의 문제 제기를 통한 경찰 홍보를 해오고 있는 시사 기고가로 국정브리핑 블로그 '어느 경찰의 혜안'(http://blog.korea.kr/mylife67)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