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끝난 뒤 두둑한 보따리...불패신화 이어가
현대자동차 노조의 불패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노조는 파업이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통해 두둑한 보따리를 챙겼다. 사실상 이번 협상의 '승자'인 셈이다.
반면 사측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노조의 압박에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에서 또다시 물러났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 원리원칙대로 하겠다'던 사측의 말은 의지에 불과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파업행태가 '재현'될 것이란 지적도 이 때문이다.
노조원들에게 파업은 한달간의 '유급 휴가'와 다름없다. 노조는 파업으로 일을 하지 않지만 전혀 피해를 보지 않는다.
현대차 노사는 26일 밤 11시50분쯤 윤여철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8차 본교섭을 갖고 임금인상안에 대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합의했다. 잠정합의안은 임금 7만665원(기본급 대비 5.1%) 인상, 호봉제 도입분 7천335원 지급, 직무수당 7천원지급, 임협 체결 즉시 성과급 100% 및 품질·생산향상 격려금 100만원 지급, 올해 사업계획 100% 초과시 생산목표 달성 성과금 150% 지급, 품질 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11월 지급 등이다.
노사 양측은 또 기타 요구안 분야에서 쟁점이 돼 왔던 호봉제 도입 시기와 관련, 생산직과 정비직은 올해 4월부로 소급 적용하고 일반·영업·연구직에 대해서는 내년 4월부로 적용키로 의견을 모았으며, 월급제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과 연계해 2009년 1 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파업을 끝내준(?) 노조에 선물로 통상 한달치 임금에 해당하는 파업 타결금을 지급키로 합의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기간만큼 빠진 임금을 사실상 보전해준 것이다.
현대차는 여기에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만원을 타결 즉시 지급키로 했다. 한달치 임금을 주는 것으로는 다소 부족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노조원들은 파업을 끝낸 뒤 열심히 일한다. 잔업과 야근, 휴일 특근 등을 통해 가동률을 높인다. 특히 휴일 특근 수당은 평일 급여보다 최대 3.5배 가량 높다.
이뿐만 아니다. 추석에는 별도의 '떡값' 50%를 받는다. 여기에 올 생산목표(176만7천대)를 100% 초과하면 통상 임금의 150%를 지급받는다.
노조측은 파업을 끝낸 이후 '생색내며' 사측에 협조하고 노조원들은 파업 전후로 한밑천 단단히 챙긴다.
노조 입장에선 도랑치고 가재잡고 일석이조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연례 행사라는거다. 지난해도 그랬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다. 198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 노조는 1994년 단 일년을 빼고는 매년 파업을 벌였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달 26일부터 진행된 파업으로 1조3천억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역대 최악의 해로 평가받는 2003년(1조3천106억원, 10만4천895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간 순이익의 절반을 넘는 손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버티면 더 얻어낸다'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지 못했다"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현대차 노사협상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