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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택시 시대…그렇다고 택시서비스 좋아질까?
  • 이명철 기자
  • 등록 2019-10-27 0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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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의 주체 ‘택시기사’의 생활안정과 충분한 휴식시간이 관건


▲ 카카오T 택시.


앞으로 우리나라 택시는 ‘플랫폼 택시’가 거리를 누비게 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택시·플랫폼 상생법안(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 택시는 탄력을 받아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플랫폼 택시를 ‘IT기술에 기반을 두고 택시 호출·결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택시’라고 설명합니다. 기존의 택시 개념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이라 플랫폼 택시를 마치 택시 서비스문제의 해결책처럼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택시 시대가 온다고 택시 서비스가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 저는 의문입니다.


아직까지 택시서비스의 주체는 인간, 즉 택시기사입니다. 택시차량이 아무리 크고 안락하다고 해도, IT기술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를 내놓는다고 해도 택시기사가 자발적으로 진실된 마음에서 손님을 맞이하지 않는다면 모두 다 공염불(空念佛)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택시기사의 안정된 생활과 편안한 근무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뭐, 이런 거 저런 거 다 필요없습니다. 서울시내 버스기사처럼 평균 연봉 5045만원 주고, 주 52시간만 일하게 해주세요. 현재 당면한 우리나라 택시에 관한 모든 문제가 거의 사라질 것입니다.


택시운송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 대신 ‘드라이버’라는 호칭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차량으로 승객을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운전업무는 변함이 없지만 종전 택시기사와 구분해 자존심을 살려주겠다는 속내입니다. 이런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솔직히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돈(수입)’과 ‘충분한 휴식시간’입니다.


지난 3월, 1호 택시가맹사업으로 의욕적으로 출발한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블루’는 택시 100대로 시작해 당초 연말까지 4000대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하려 했지만 운행대수가 고작 300대 정도밖에 늘어나지 못했습니다.


카카오가 이 회사를 인수해 사명을 케이엠솔루션(KM Solution)으로, 웨이고블루의 서비스명도 ‘카카오T’로 바꾸고 운행 대수도 올해 연말까지 700대를 추가해 약 1000대가량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카카오의 직영 택시업체 이외에는 4500여대를 보유한 50여개 다른 가맹택시업체의 참여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카카오T의 택시기사는 카카오가 아닌 법인택시 회사 소속 정규직입니다. 주야 2교대로 주 6일 일하며 회사에 내는 사납금도 없고 월 260만원 이상 고정급이 보장됩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일2교대로 주 6일 근무하는 서울 법인택시 기사들의 월평균 수입은 217만원(세전)입니다. 고정급 126만원(소정근로시간 하루 5시간30분 기준)과 사납금을 제외한 추가 수입금 75만원, 부가가치세 환급금 16만원을 더한 금액입니다.


카카오T 택시기사들은 월 26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역시 다른 회사택시 기사들처럼 하루 10시간 이상씩 주 6일 일합니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금액에 콜은 쉴 틈 없이 들어와 식사할 시간은 물론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기사들은 울상입니다. 카카오T 운행대수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택시운행관리정보시스템(TIMS)에 따르면 서울지역 택시 1대당(인당) 평균 수입금은 498만원입니다. 카카오는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월 500만원의 수입은 올릴 것이라는 생각으로 택시기사 월급 26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택시회사 몫과 카카오 수수료로 하는 수익구조를 설계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입을 올리려고 카카오T 앱으로 들어오는 택시호출을 카카오T(웨이고 블루)에 집중시킨 탓에 택시기사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서 단 5분도 쉴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그야말로 뼈 빠지게 일해야 하고, 수입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근로환경 아래서 택시서비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여러 플랫폼 택시가 등장하고 경쟁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하는 과정으로 택시운송시장이 발전해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금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요금이 올라가면 택시이용객이 떨어져 오히려 수입이 예전보다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택시서비스 향상의 포커스는 플랫폼 택시의 등장과 경쟁보다는 택시기사들의 생활 안정을 기할 수 있는 충분한 수입과 휴식시간에 맞춰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현재 기세를 올리고 있는 플랫폼 택시 모두가 한 때의 유행으로 사라져버리고 허공의 메아리만 남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고 완전월급제는 우선 서울시에서 2021년 1월부터 도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노사 모두에게 파이 자체가 충분하지 않은 우리나라 택시산업의 구조상 앞으로 잘될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바보들아! 문제는 경제라고!”. 그렇습니다. 우리는 웬만한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택시문제 해결책을 수십년 동안 이곳저곳 눈치를 보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엉뚱한 대책을 내놓으며 실패를 거듭하면서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쉬운 문제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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